조소희의 작업은 개인의 특정한 사적 공간에 존재하는 오브제들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됐다. 작가는 평소 중요하게 보지 않았던 일상적인 공간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찾아 내어 사진을 찍은 뒤 앞뒤가 다 보이는 투명한 액자에 넣어 전시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렇게 거시적인 관점이 아닌 미시적인 관점으로 한 사람의 공간에서 나온 물건들을 세세한 것까지 모두 들춰내어 보여주는 작업을 통해 일상 안에 숨어있는 작은 것들에서 큰 의미들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들을 한 공간에 펼쳐놓음으로써 새롭게 발견하여 인식할 수 있는 사회적 의미들을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작가는 가볍고 연약한 버려지기 직전의 무게감이 없는 것들이 반복적인 노동을 통해 하나의 형태를 가지고 시간이 축적돼 쌓여감에 따라 무게감을 가지는 형태의 작업을 보여주게 된다. 이번에 전시하는 '사(絲)적 인상'도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모든 작품들은 소소한 것들에서 시작되고 축적되며 다시 해체되고 또 다시 축적되는 반복적인 과정 속에서 기존의 논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빛을 발한다는 작가의 예술관이 드러나 있다. 3월 8일~4월 1일 전시. (02)720-5789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