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는 10년 만에 다시 쓴 행복론에서'개인의 행복과 사회 전체의 행복은 어떤 관계인가' 라는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
10여년 전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에서 달라이 라마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며 누구나 마음의 수행을 통해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후 10여년이 흐른 현재 경제불황, 국제적 분쟁과 전쟁, 환경오염과 자연재해, 편견, 무관심, 인종차별, 폭력 등으로 인해 세상은 갈수록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행복하지 않은 우리를 대신해 하워드 커틀러가 달라이 라마에게 다시 묻는다. "당신은 행복합니까?"

'10년 만에 다시 열린 행복에 대한 특별한 토론'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달라이 라마는 '혼자 행복해도 되는가, 혼자서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 그는 '내가 행복을 추구할 때 다른 사람의 행복은 어떻게 되는가. 개인의 행복과 사회 전체의 행복은 어떤 관계인가'에 대해 묻는다.

어떤 사람은 행복은 개인의 문제이며 사회문제들과 별개로 각자가 스스로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또 어떤 사람은 행복은 사회적인 것과 맞물려 있기에 가난, 불평등, 편견, 정치적 억압 같은 조건들을 해소시키지 않으면 진정한 행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달라이 라마와 커틀러는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이 이분법적 구분을 깨려고 시도한다. 그들은 행복은 어느 한쪽이나 어느 한 가지 상황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 양쪽 모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북인도 다람살라의 달라이 라마 거처와 커틀러의 고향인 미국 애리조나주의 투산을 오가며 대화를 이어가던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중요한 사실과 맞닥뜨린다. '우리'가 있으면 우리와 맞서는 '그들'이 당연히 존재하리라고 믿는 고정된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길들여짐과 과장된 선전, 교육, 편견에 찬 감정을 통해 굳어지는 이 잘못된 사고방식은 우리로 하여금 서로를 미워하게 만들고 온갖 갈등과 분쟁을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두 사람은 우리는 모두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을 때, 우리는 공통된 기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며 이를 통해 공감이 일어날 바탕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불교적 관점과 과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질문과 깊이 있는 토론으로써 증명한다.

달라이 라마ㆍ하워드 커틀러 지음. 류시화 옮김. 문학의 숲. 1만5,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