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자연에서 얻은 에너지를 섬세한 드로잉을 통해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온 김현수 작가가 식물의 사진을 이용한 몽타쥬 작업을 보여주는 ''전을 연다.

그는 식물의 부스러기, 씨앗, 나무 등을 근접 촬영한 후, 그 질감과 형태를 하나의 조형요소로 보고 쉽게 명명할 수 없는 이미지를 만든다. 동물이나 식물, 사람의 모습도 아닌 낯선 존재의 초상화 같은 이번 작업들은 2002년 이후 네 번의 개인전을 통해 보여준 드로잉 작업과는 많은 변화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작품의 기저엔 느리게 호흡하며 자연의 시간성을 체험하고자 하는 일관된 태도를 볼 수 있다.

그가 채집하는 식물이미지는 주로 아파트 화단이나 가로수 등 일상에서 얻어지지만 눈 여겨 보지 않으면 쉽게 지나치거나 심지어 밟고 지나가버릴 수 있는 '아무것도 아닌 작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작은 식물의 부스러기들을 천천히, 미시적으로 들여다보며 카메라를 통해 기록하고 그것을 다시 조합해서 전혀 다른 존재를 만들어낸다.

익숙하고 편안한 식물의 이미지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13점 이 선보인다. 4월 24일~5월 3일 갤러리 담 전시. (02)738-2745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