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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명반·명곡] 펄시스터즈 '커피 한 잔'

오디오시대에서 비디오시대로의 전환점이 되다
일반적으로 가수는 솔로가수를 말한다. 그런데 혼자 노래할 때보다 여러 명이 모여 노래하면 이점이 생긴다. 가창력이 부족해도 보완할 수 있고 아름다운 화음으로 솔로가수가 표현할 수 없는 근사한 보컬음색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현재 한국대중음악의 맹주는 걸 그룹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걸 그룹의 존재는 어느 시대나 남성들의 로망이었다.

미8군 무대의 영향으로 엄청난 개체수의 걸 그룹들이 탄생되었던 60년대는 지금에 비견될 걸 그룹 전성시대였다. 당시 걸 그룹들은 음악 정체성이 모호했다. 미8군에서는 미군들이 좋아하는 팝 음악으로 활동을 했지만 트로트나 민요까지 섭렵했던 것은 팝 음악에 익숙하지 않았던 일반인들 때문이었다. 60년대 대중음악이 장르의 다양성을 담보했던 것은 당대 가수들의 활동무대가 일반무대와 미8군무대로 양분되었음을 의미한다.

주류장르인 트로트와 더불어 팝, 록, 포크, 재즈 등 다양한 장르가 공존했기에 미8군과 일반무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던 60년대 걸 그룹들은 필연적으로 팝과 트로트, 민요를 병행해 부르는 특이한 음악적 성향을 드러냈다. 그래서 미8군 무대에서는 파격적이고 섹시한 의상을 입고 팝을 불렀고, 일반무대에서는 한복을 입고 트로트까지 구성지게 불렀다. 하지만 펄시스터즈 등장 이후 서구적인 이미지로 통일되는 변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1961년 공영방송 KBS TV의 탄생 이후 1964년 첫 민간방송 TBC가 등장하고 1969년엔 MBC까지 가세한 60년대는 비주얼이 중시된 브라운관 시대였기에 걸 그룹들의 각광은 당연했다. 당시 걸 그룹들은 미8군으로 인해 유입된 미국문화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당시 미국에서도 맥콰이어, 앤드류, 레논, 킹 시스터즈 같은 걸 그룹들의 인기가 대단했고 그들은 한국 걸 그룹들에게 음악적 모델이 되었다. 미8군 무대의 활성화와 더불어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걸 그룹들은 대중음악의 메인스트림으로 본격 진입을 시작했다.

걸그룹 최초 가수왕 등극

<이시스터즈>는 60년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했던 당대 최고의 슈퍼 걸 그룹이다. 이들은 1968년 <펄시스터즈> 등장 이전까지 절대 권력자로 군림했던 여왕이었다. 배인순, 배인숙 자매로 구성된 여대생 걸 그룹 <펄시스터즈>는 1968년 신중현의 실험적인 노래를 부르며 등장해 한국 대중음악사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선명한 흔적을 남겼다. 1962년부터 한국적 록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대중적 주목을 받지 못하고 월남으로 떠나려 했던 신중현은 펄 자매의 예상치 못한 성공으로 '신중현사단'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한국 대중음악계는 오디오시대에서 비디오시대로 전환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1968년 발표된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 잔'과 '님아'는 걸 그룹 사상 최초로 가수왕으로 견인한 빅히트곡들이다. 펄시스터즈의 데뷔 음반은 사실 온전한 의미의 독집은 아니다. 1면에 수록된 6곡은 신중현의 창작곡들이지만 2면은 60년대의 히트곡들을 신중현이 리드한 록밴드 덩키스가 재해석한 연주곡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빅 히트곡 '커피 한 잔' 또한 1964년 한국 최초로 발표된 록 창작앨범인 <에드훠>의 첫 앨범에서 리드보컬 서정길이 '내속을 태우는구료'로 이미 발표했던 노래였다.

음반 2가지 버전으로 출시

음반 또한 2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노란색 바탕에 상큼한 의상을 입은 펄 자매의 모습이 인상적인 이 음반은 노란색 재킷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보기 쉽지 않은 회색 재킷의 초반이 더 있다. <펄시스터즈>의 성공은 이후 70년대 걸 그룹 양산에 기름을 부었다. 데뷔시절 교통비조로 5,000원 정도를 받던 수입은 가수왕 등극 이후 무려 100배나 폭등한 50만원으로 급상승했다. 당시 KBS TV의 인기 음악프로그램 <패티킴 쇼>가 3차례나 펄시스터즈 특별방송을 편성해 방영했던 것은 당시 이들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증언한다. 데뷔 1년 만에 가수왕에 등극하자 CF와 영화출연 제의가 빗발친 펄자매는 1971년 오아시스로 또 다시 전속을 옮겼다. 이번에는 허벅지가 드러나는 요염한 핫팬티를 선보이는 섹시한 이미지로 남성 팬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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