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에펠탑의 페인트공, 마크 리부'전디지털카메라 사용 않고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인간의 삶과 사랑 담아

마크 리부 ⓒ Xiao Quan
'한 장의 사진'이 불후의 예술작품이 되기도 하고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그의 이름은 잘 몰라도 그 한 장의 사진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1967년 베트남 반전평화시위가 벌어지던 미국 워싱턴 거리에서 총검을 겨누는 군인들에게 꽃 한 송이를 건네는 열일곱살의 소녀. 이후 반전시위의 촉매제가 되었고, 존 레논이 반전운동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그 사진.

디지털 사진으로 인스턴트화된 현대 사진의 흐름 속에서도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삶과 인간 본질에 대한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마크 리부의 작품들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에펠탑의 페인트공, 마크 리부>전은 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사진전답게 우리 관객들에게도 울림이 큰 사진전이 될 듯하다.

1953년 파리 에펠탑의 페인트공을 마치 무성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극적으로 표현한 <에펠탑의 페인트공>이 라이프지에 실리면서 마크 리부는 세계적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기하학'과 '모험'이라는 두 단어는 마크 리부를 설명하는데 중용한 열쇠다. 그는 순간의 포착을 중요시하면서도 사진의 구도에 기하학을 적용해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학에서 기하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기하학적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에펠탑의 페인트공' 파리, 1953 ⓒ Marc Riboud 마크 리부 사진전 제공
또한 그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인도 아프리카 중국 일본 베트남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를 누비며 모험을 일삼은 작가다. 특히 저우언라이(周恩來)와의 특별한 친분으로 마오쩌퉁(毛澤東)의 통치 아래 철저히 폐쇄되어 있던 중국에 들어간 최초의 유럽 사진작가로, 공산화로 경직된 50년대 중국사회의 수많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윈스턴 처칠, 비틀즈, 달라이 라마 등 유명인사들의 일상을 포착해 대중들에게 격의없이 전달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평생 디지털 사진기를 사용하지 않았던 아흔 살의 청년 마크 리부가 직접 퀄리티 컨트롤한 오리지널 사진작품을 볼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다. 5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전시. (02)532-4407


'꽃을 든 여인' 워싱턴 D.C., 1967년 ⓒ Marc Riboud 마크 리부 사진전 제공
'비틀즈' 1964 ⓒ Marc Riboud 마크리부 사진전 제공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