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유관순, 잔다르크, 마리 앙트와네트, 안네 프랑크, 대처 등 동서고금의 유명 여성들이 천진난만한 욕망을 가진 아이돌로 변신한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는 '아이돌(Eyedoll)'로 명명된 커다란 눈을 지닌 소녀들의 이미지로 알려진 마리킴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그는 만화경 속 이미지 같은 관람객을 바라보고 있는 어린 소녀의 이미지를 통해 만화 캐릭터을 비롯한 수많은 인물들을 표상하는 일련의 작업을 해오고 있다. 또한 유명 아이돌 그룹인 2NE1의 캐릭터와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등의 활동으로 대중문화와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팝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왔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페이머스 쇼'다. 유명 여성들 외에 백설공주, 메텔, 키티 같은 만화캐릭터들도 등장한다. 마리킴은 이전 작품들에서 이미 아이돌에 미키 마우스 귀나 토끼 귀 등을 다는 방식으로 만화적 속성을 강조한 바 있다.

작가는 만화 캐릭터들과 유명 여성이 변신한 아이돌을 통해 유명 여성의 이미지가 미디어에 의해 주입된 고정관념임을 깨닫게 한다. 권위 속의 역사적 인물들은 어린 여자아이들이 롤플레잉하는 버라이어티 쇼의 게스트가 되어 작가만의 가상현실로 우리를 초대한다. 5월 30일까지 전시. (02)720-1020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