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이 올 여름밤 한국을 찾아온다. 이번 공연은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탁 트인 자연에서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야외 무대로 꾸며진다.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8월 28, 30일과 9월 1, 2일 4차례 열린다. 특히 이번 공연은 마이크나 스피커 등 음향장치를 일절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야외 오페라와 차별된다.

제작진은 최적의 장소를 선정하기 위해 전국의 야외무대를 물색한 결과, 도심 속에 숨어있던 연세대 노천극장을 발견하고 대만족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연세대 노천극장(7,300여석)은 도심의 숲 속에 위치한 야외 무대로 주위의 소음으로부터 차단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출연진의 면면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지휘로 80여명의 서울시향이 하모니를 맞춘다. 런던 로열오페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등 세계 최고의 오페라극장에서 활동 중인 '우리 시대의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와 피오렌차 체돌린스가 미미 역을 맡는다. 로돌포 역은 '파바로티의 재림'이라 불리는 비토리오 그리골로와 마르첼로 죠르다니가 더블 캐스팅됐다. 70여명의 수원시립합창단과 20여명의 어린이합창단도 함께한다.

연출과 무대, 의상 등을 담당하는 프랑스 제작팀은 지휘자 정명훈과 서울 공연에 앞서 프랑스 오랑주 야외극장 열리는 공연에서 먼저 호흡을 맞춘다. 연출을 맡은 나딘 뒤포는 지난 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장 정명훈의 이름을 듣고 가슴이 떨렸다"고 했다.

야외 오페라인만큼 가장 신경 쓰이는 문제는 역시 날씨다.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비가 올 확률이 가장 낮은 날짜를 공연일로 정했다고 한다. 그래도 공연 당일 비가 오면 30분을 기다렸다가 공연을 하루씩 순연할 계획이다.

이번 공연을 주최하는 ㈜ADL은 상암동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투란도트' 공연이나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오페라 '라보엠'을 제작해온 경험을 살려 올해 최고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작비는 50억원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평준 예술총감독은 "이번 공연은 투란도트를 기점으로 국내에 붐이 일기 시작한 야외 오페라의 열기를 되살리면서도 매머드급 규모만 강조한 스타디움 오페라를 지양하고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명품 야외 오페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티켓은 오는 19일 오픈 예정이다. 070-4616-6768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