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사체로 발견된 여자그러나 그녀는 하야부사에 타고 있었는데…시마다 소지의 추리소설

본격 바캉스철을 맞아 휴가지에서, 또는 조용한 집안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 더위를 잊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 될 법하다. 여름철 독서 목록에는 추리소설이 빠질 수 없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읽으며 치열한 두뇌싸움을 하다 보면 무더위가 싹 달아날 것이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로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은 일본 추리소설 작가 시마다 소지의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이하 침대특급)>이 때마침 출간돼 추리소설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침대특급>은 도입부부터 독자들을 오싹하게 만드는 강력한 전개로 시작한다. 어느 날 호화맨션에서 쌍안경으로 반대편 집을 바라보던 작가 야스다 쓰네오는 얼굴 없는 여자 사체를 발견한다. 단순히 엽기적으로만 보이던 사건은 수사가 진행될수록 전대미문의 기괴한 흐름으로 바뀌어간다.

피해자가 이미 살해당해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는 그 시각, 그녀는 침대특급 '하야부사'에 타고 있었다. 그 증거로 1/60초의 셔터 속에 담긴 그녀의 사진이 나타난다. 그녀는 과연 죽은 후에 유령이 되어 하야부사를 타고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요시키 형사 앞에 두 번째 살인이 벌어진다. 과연 시간의 벽과 완전범죄을 꿈꾸는 완벽한 트릭을 요시키 형사는 깰 수 있을 것인가. 사건은 350페이지가 넘는 책을 한번 손에 들면 내려놓기가 어려울 만큼 강력한 흡입력을 갖고 전개된다.

요시키 다케시 형사는 시마다 소지가 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에 이어 두 번째로 창작한 인물로 <침대특급>에 처음 등장했다. 요시키는 경시청 조사1과 살인반의 형사로 출중한 외모와 함께 뛰어난 두뇌와 집념을 가진 형사다. 이 매력적인 인물은 드라마로도 각색돼 TBS에서 '경시청 3계 요시키 다케시 시리즈'로 방영됐다.

시마다 소지는 1981년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데뷔해 일본 추리소설계에 '신본격파'의 꽃을 피운 작가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에 8회 후보에 올랐으며, 2008년 제12회 일본 미스터리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소설 외에 사형, 면죄, 문명론에 대한 작품도 집필하고 있다.

시마다 소지 지음. 이연승 옮김. 해문출판사(02-325-4721). 1만3,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