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일본 도쿄에서는 담배로 인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한 행인이 피우던 담배의 불똥에 길을 가던 어린이가 눈을 맞아 실명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길거리 흡연 금지 조례가 생겨났고, 2007년부터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달부터 강남대로 일대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흡연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는 나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래저래 흡연자들의 설 땅이 줄어들고 있다. 뉴질랜드 대학 연구팀은 5주 동안 흡연자 284명의 주변 공기를 조사한 결과 흡연자로부터 2.6m 떨어진 곳에 비해 미세먼지 수치가 7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버스 정류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가 흡연자가 없을 때에 비해 공해 수치가 무려 16배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는 심장병, 폐 기능 약화,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의 조지 톰슨 박사는 쇼핑 구역의 야외 공간에서 금연을 실시하는 도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같은 정책을 실시하는 이유는 흡연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어린이들에게 흡연하는 모습을 덜 보여주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오클랜드 시당국도 야외 공공지역에서 금연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톰슨 박사는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눈에 띄지 않게 하면 할수록 흡연자들도 담배를 끊는 게 훨씬 쉬워진다"고 주장했다.

같은 연구팀의 닉 윌슨 교수는 시당국이 쇼핑 구역의 야외 공간에 대한 금연 정책을 실시하는 등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