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조화, 석판화, 36x78cm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 한국의 고판화들을 살펴볼 수 있는 <목석으로 찍은 우리의 옛그림>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의 목판화는 일반적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랜 역사와 다양한 특색을 가지고 각 시대의 인쇄술을 집대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시대마다 광범위한 계층의 애호를 받으며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성행하게 된 민족미술의 중요한 유산 중 하나로서 각 시대적 사회상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판화에 대한 미술사인 연구나 평가는 폭넓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판화 전시 역시 박물관이나 일부 고미술 전문 화랑에 국한되어, 조선시대 의괘도나 지도 등 특정한 용도의 판화에만 집중됐다.

이런 가운데 가나아트가 주최하는 21세기 국내 최대 규모의 콜렉션전인 이번 전시는 고판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미술사적 연구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목판화와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석판화를 중심으로 한 대형 고판화를 모았다. 특히 이번 콜렉션은 한국근대판화 1세대인 고 이항성(1919~1997) 작가, 홍익대 판화과 교수와 박물관장을 역임한 이승일(1946~) 작가까지 2세대에 걸쳐 한국판화를 지켜온 예술가들의 집념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50여년간 수집한 판화, 목판, 전종류, 인장 등의 유물 중에서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희소성이 있어 높이 평가할 수 있는 200여점을 선보인다. 7.17~8.5 전시. (02)720-1020.

지구전후도, 최한기, 1834년, 목판, 39x38cm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