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감염 후 뇌염으로 번질 경우 치사율은 30%에 이른다. 특히 올해는 뇌염을 옮기는 '매개모기' 개체 수가 크게 늘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의 경우 최근 들어서만 뇌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수십 명에 이르렀다.

국립보건연구원의 '2011년도 국내 일본뇌염바이러스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10월 전국 8개지역(충남ㆍ북, 전남ㆍ북, 제주, 경남ㆍ북, 강원)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일부 돼지 혈청을 조사한 결과 총 2,021건 가운데 481건(23.8%)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돼지는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숙주 역할을 한다.

지역별 양성 건수와 양성 비율은 ▲충남 67건 23.3% ▲충북 69건 32.1% ▲전남 109건 29.3% ▲전북 42건 9.8% ▲경남 98건 30.6% ▲경북 62건 34.4% ▲제주 32건 23.2% ▲강원 2건 2.5%로 집계됐다.

지역 보건환경연구원과 검역소 등은 모기에서 직접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추출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그 결과 부산 지역에서 지난해 9월 두 차례 채집한 작은 빨간집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또 마산 제주 통영 지역에서 채집된 모기에서는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속한 '플라비바이러스(Flavivirus)'의 신종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해 보건 당국은 540건의 일본뇌염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를 조사했으며 이 중 3명을 일본뇌염환자로 확진했다. 한 명은 태국에서 감염된 뒤 입국한 외국인이었고, 내국인은 충남에서 9월 중순(47세 남성)과 10월 초순(61세 남성)에 한 명씩 발견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까지 채집된 일본뇌염 매개모기(작은 빨간집모기) 누적 개체 수는 지난해의 2.4배 수준이다. 일본뇌염은 백신 접종 등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지만 바이러스 변이 등을 통해 순식간에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올해 일본뇌염 매개 모기 수는 평년과 비교하면 많은 편이 아니지만 작년보다는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모기가 활동하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긴팔, 긴바지를 입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