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층이나 되는 유리 아트리움을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 변모시킨 역동적인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갤러리(AAIPS)는 지니서 작가의 전을 오는 9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유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아트리움을 바닷속 세계로 변모시킨 '장소 특정적 (site-specific)' 설치작업 를 선보인다.

는 지금까지 지니서의 비닐 설치작품 중 가장 웅장한 작품이다. (2006), (2008) 등 이전 작품들은 2차원을 주로 다룬 반면, 는 거대한 스케일의 3차원적 공간인 아산정책연구원 건물을 완전히 뒤덮는 지니서의 첫 번째 시도다. 높이가 14m에 달하는 아트리움의 곡선을 이루는 유리와 철로 된 골조는 15가지의 다른 색채의 572.5m²의 시트지로 포장됐다. 넘실거리는 파도와 바다거북의 등껍질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은 800개에 달하는 비닐 조각으로 나뉘어 유리벽에 부착됐다. 거대한 유선형의 소용돌이치는 형상을 한 시트지는 투명한 유리 건물을 하나의 새로운 조각 작품으로 변모시킨다.

이번 전시는 1mm까지 치밀하게 재단된 지니서의 설치 플랜을 바탕으로 그래픽 디자이너, 제작자, 비닐 설치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논의하고 분석한 끝에 이뤄낸 성과다. 개별 공간의 기능과 사람들의 동선 파악을 위해 오랜 시간의 현장 조사 끝에 도출된 이 드로잉은 단순한 평면적 예술에 그치지 않는다. 건물 본연의 모습과 같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공간에 새로운 표정을 부여하는 지니서의 작품은 이 모든 여정의 산물이다.

는 예술에 정통한 관객들뿐 아니라 연구원의 직원 및 방문객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연구원에 들어선 방문객들은 깊은 바닷속으로 발을 내디딘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층으로 올라가거나 아트리움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계단을 따라 걸으면 천천히 수면을 향해 올라가는 기분이 들게 한다. 독특한 건축 요소들은 작품의 보이지 않는 일부가 되어 새로운 느낌으로 거듭난다. (02)370-5850



홍성필기자 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