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는 <극적 시퀀스>전을 연다. '극적 시퀀스'란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克)한 후 만들어낸 극적(劇)인 그림들은 한계상황을 이겨낸 극적(極) 결과물이며, 완성된 작품은 절정을 향해가는 중간 중간의 장면들, 즉 시퀀스(Sequence)라는 의미다.

극적 시퀀스의 작가들은 첨예한 감각의 시선을 가졌다. 주어진 일상적 사물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날카롭게 바라보고, 미묘한 감정을 먼저 포착해 낸다. 익숙한 풍경이, 사물이, 사건이 이들의 시선을 만나 기묘하고, 찬란하며, 극적인 사유로 전환된다.

작가의 시선에 포착된 일상의 날것은 그들의 관찰을 통해 미분화되고, 그들의 감정을 통해 예리하게 분석된다. 그 분석은 감정적일 수도, 사변적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 혹독한 외로움과 시련이라는 과정을 통해야만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뜨거운 감정의 몰입과 집착 같은 사유의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만 짐작하고 있던 막연한 이미지를 예술작품이라는 현실적 구현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김도균 김영배 박대조 박민준 서상익 유선태 이지연 하이경 황용진 등 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8.31~9.17 전시. (02)3479-0114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