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의 간판 문세영 기수가 지난 1일 서울경마공원 4경주에서 한국경마 통산 연간 최단기간 100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7번마 '칩인버디'에 올라탄 문세영은 초반 강공으로 경주 전반을 지배하며 '지존의신세기'를 여유 있게 제치고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어 펼쳐진 5, 9, 12경주에서도 잇따라 승리를 거머쥐며 3승을 추가한 문세영은 일요 6경주 우승까지 주말 5승을 쓸어 담으며 올해 통산 104승으로 연간 다승기록 경신을 향해 고삐를 바짝 당겼다.

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100승을 일궈낸 문세영의 기록은 지난 2006년 10월 21일 박태종 기수가 경신한 연간 최단기간 100승 기록을 무려 한 달 반 이상 앞당긴 기록이다.

100승 달성 직후 기수대기실 앞에서 만난 문세영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지만, 목소리에는 기쁨보다 차분함이 전해졌다. 기록 달성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기록을 떠나서, 한 경기 우승을 위해 기수 모두가 피나는 노력을 한다. 그렇게 만든 1승이 쌓이고 쌓여 100승까지 온 것 같다. 이제 100승이란 기록은 과감히 잊어버리고 1승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했다.

대기록의 탄생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진 않았다. 올해 7월까지 94승으로 월평균 13승 이상의 고공행진을 계속해온 문세영이었기에 많은 경마팬들은 8월에는 무난히 100승 달성에 성공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10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문세영의 페이스가 8월부터 눈에 띄게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팬들은 애간장을 태워야만 했다. 결국 8월에는 100승까지 단 6승을 남겨두고, 5승만을 추가하며 99승으로 마감했다.

일부에서는 '아홉수 징크스'에 걸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했다. 문세영은 "솔직히 100승이라는 숫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경주에서도 여유 있게 말몰이를 해야 하는 구간에서 서두른 감이 없지 않았다"고 말해 100승 기록 달성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제 문세영에게 향하는 경마계 안팎의 초미의 관심사는 올해 안으로 역대 연간 최다승 기록 경신 여부다. 현재 역대 연간 최다승은 2008년 본인이 세운 128승이다. 23.3%의 승률과 40%에 육박하는 입상률은 또 다른 기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문세영의 현재 페이스로 보면 연간 최다승 기록 경신을 넘어 기념비적인 연간 150승 달성에도 도전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