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네모 (exonemo)
예술과 기술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창작들을 보여주는 제7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미디어시티 서울 2012ㆍ전시총감독 유진상)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과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 홍보관에서 지난 11일 개막했다.

2000년 '미디어시티'라는 명칭으로 개막해 2년마다 열리는 이 비엔날레에는 지난 12년간 전 세계에서 1,000명 이상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해 총 55일 동안 열리는 올해 전시는 20개국 49팀의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영상, 설치, 미디어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너에게 주문을 건다 Spell on You'라는 주제로 현대인의 삶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미디어 테크놀러지를 이용한 다양한 소통방식과 정보환경을 예술적, 사회적, 인문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해 보여준다.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3개 섹션과 상암 DMC 홍보관 1개 섹션, 총 4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립미술관 1층 '미디어극장'에 마련된 도입부는 기술과 언어, 그리고 세계 사이에 가로 놓인 주문들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시작한다. 1990년대 르완다에서 일어난 처참한 인종분쟁을 개코원숭이가 모으는 철자로 표현한 작품은 이성을 압도하는 무의식의 영역을 보여주고 있다. 원숭이가 자석 철자를 철판에 붙이는 소리는 마치 거역할 수 없는 주문의 외침처럼 들린다.

2층으로 올라가면, SNS를 활용한 작품들이 '알려지지 않은 친구들의 윤회에 대하여'란 소주제 아래 전시돼 있다. 데이비드 보웬의 은 파리들이 날아다니다가 키보드에 앉을 때마다 글자를 입력해 140자가 되면 트위터를 전송하는 장치다. 불특정 다수의 추종자들을 통해 숫자에 기반한 여론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SNS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에브리웨어 (everyware)
시립미술관 3층과 DMC 홍보관의 작품들도 컴퓨터와 SNS 등 미디어 테크놀러지를 활용한 다양한 창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사회에 미디어 테크놀러지의 발전이 집단적 착취와 소외로 이어질 지, 아니면 유토피아적 공동체의 형식으로 나아갈 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에 대한 예술가들의 통찰과 비전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디어아트가 동시대 미술의 스펙트럼을 풍부하게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월 11일부터 11월 4일까지 전시. 070-4473-8858(다산콜 120)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