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로 손상된 난자에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이 발견됐다. 이로써 항암치료를 받는 여성에게도 임신의 길이 열릴 전망이다.

호주 월터-엘리자 홀 의학연구소(Walter and Eliza Hall Institute of Medicine Research)의 클레어 스콧(Clare Scott) 박사가 두 가지 단백질(PUMA, NOXA)이 항암치료로 손상된 난세포의 세포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분자세포(Molecular Cell)' 최신호에 발표됐다.

다시 말해 이 두 가지 단백질의 생산을 막으면 항암치료로 손상된 난세포의 세포사멸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스콧 박사의 주장이다.

이렇게 살아난 난세포는 스스로 손상된 DNA를 수리해 온전한 난자로 성장, 완전한 생식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스콧 박사 연구팀은 이 두 단백질을 그대로 둔 쥐와 두 단백질 중 하나 또는 둘 모두를 상실한 쥐를 약한 방사선에 노출했다.

5일이 지난 후 정상 쥐는 난세포를 모두 잃었지만 두 단백질 중 하나(PUMA)가 없는 쥐는 난세포의 15%, 두 단백질이 모두 없는 쥐는 난세포의 절반 이상이 살아남았다.

또 방사선 노출을 쥐가 죽을 수 있는 수준의 절반까지 높이자 두 단백질이 모두 없는 쥐들의 난세포가 94%나 살아남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살아나긴 했지만 방사선 노출로 이미 손상을 입은 난세포들이 스스로 손상된 DNA를 수리해 건강한 난자로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난세포가 살아남은 쥐들은 건강하고 온전한 생식기능을 갖춘 새끼들을 낳았다는 것이다. 난세포가 15%만 있어도 생식기능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두 단백질 중 하나만 표적으로 하는 약을 개발하면 항암치료에 의한 생식기능 상실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이러한 약은 난세포가 고갈되면서 나타나는 폐경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