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질환으로 실명한 환자 4명 중 1명은 당뇨망막병증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은 황반변성, 녹내장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안과 질환 중 하나로 당뇨병으로 망막의 혈관에 순환장애가 일어나 발생하는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다.

한국망막학회(회장 김종우)가 김안과병원, 고려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가천의대길병원, 충남대병원에 등 5개 병원 망막센터에서 지난 7월부터 1개월간 내원한 환자 1만2,530명 중 망막 질환으로 실명을 진단받은 환자 882명을 분석한 결과를 지난 17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약 23.2%인 205명이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해 실명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에 이어 연령관련 황반변성 21.4%, 망막박리 14.7%, 망막정맥폐쇄증 7.3%, 변성근시가 6.2%를 차지했다.

실명 환자의 평균연령은 58.2세

한국망막학회의 이번 조사 결과 당뇨망막병증으로 실명한 환자 205명의 평균 연령은 58.2세, 이들의 당뇨 유병(有病) 기간은 평균 14.5년 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 10명 중 7명은 평소 혈당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10명 중 1명은 당뇨 발병 사실도 모르고 있다가 당뇨망막병증 때문에 당뇨를 발견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망막학회 김종우 회장은 "당뇨망막병증은 병이 이미 진행되고 있음에도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시력을 잃은 후에야 안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정기적인 망막 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최근 5년 새 67% 급증

한국망막학회가 서울 경기 대전 지역의 주요 6개 보건소에서 260명의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망막병증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4%가 "당뇨망막병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자세히는 모른다"는 답변도 31.2%를 차지했다. 반면 "당뇨망막병증을 잘 알고 있다"고 답변한 환자는 15%에 그쳐 당뇨망막병증에 대한 인지도 제고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2006년 16만725명에서 2011년 26만7,896명으로 5년 새 67%나 급증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