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은 동양과 서양이 다르지 않다. 북유럽의 가족심리치료사가 쓴 밥상머리 교육에 관한 책이 국내에서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왕따, 학교폭력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기성사회에서도 세상살이가 점점 험악해지면서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밥상머리 교육에 관한 관심은 서양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덴마크의 혁신적인 가족심리치료사인 예스퍼 율이 신간 <밥상머리의 행복한 기적>을 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가 학업 성적이 우수한 7~11살 남녀 어린이 120명을 조사한 연구 결과 '가족식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공통점을 찾았다. 우리나라에서도 100여개 중고등학교 전교 1등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중 10회 이상 가족식사를 해왔다는 대답이 40%에 달했다. 학업성적은 어휘력에 좌우된다. 아이들은 온 가족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다른 어떤 상황보다 훨씬 수준 높고 다양한 어휘를 배우고 구사한다.

그런 가족식사의 중요성과 밥상머리의 교육이 지니는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이제 없다. 하지만 진정 중요한 이슈는 밥상머리에 가족이 함께 모이는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이 소중한 자리에서 '퀄리티 음식'을 나누면서 '퀄리티 시간'을 누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밥상머리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가족의 갈등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엄마 아빠들은 어떤 마음가짐과 대응전략을 가져야 하는가, 궁극적으로 가족의 식사는 부모자식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등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은 자녀교육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가족 중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부터 건강한 음식을 마련하는 방법을 거쳐, 밥상머리에서의 예절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그 다음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밥상머리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갈등과 문제점들,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엄마 아빠들의 태도나 요령 등을 재미있게 전개한다.

북유럽과 미주에서 자녀교육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저자 예스퍼 율은 평생을 두고 가정의 행복과 아이들의 건전한 성장이라는 주제를 연구하고 경험했으며 많은 저서를 펴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 밥상머리 가족의 이미지는 초점이 가장 뚜렷하고 우리네 일상사와도 가장 긴밀하게 맞닿아 있어 특히 생생하게 느껴진다.

예스퍼 율 지음. 베가북스 펴냄. 1만2,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