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 정해윤 개인전

가나아트는 중첩된 공간의 배열을 통해 관계와 조화에 대한 의미를 담은 작품을 보여주는 작가 정해윤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정해윤은 장지에 금분, 은분을 섞은 동양화 물감을 사용함으로써 동양화의 형식적 요소들을 유지하면서도 공간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현대적인 회화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집적된 서랍 사이로 새와 나무, 풍경, 인간상 등의 자연적인 요소들을 자유롭게 배치함으로써 개체간의 상호교감과 관계망 형성이라는 주제를 선보이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아트페어와 비엔날레를 통해 주목받았다.

정해윤이 지금까지 개인과 개인, 사회와 개인의 관계망에 대해 드러내려 했다면, 신작에서는 우주로 공간과 세계관을 확장했다. 기존의 사적인 공간을 의미하던 서랍들은 보다 큰 공간, 즉 우주의 한 부분으로 전환되고 서랍을 연결하던 관계망인 참새는 진주가 대신한다. 미지의 별들이 만들어낸 관계망을 통해 작가는 확장된 세계관 속에서 끊임없이 개체 사이의 관계와 소통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직사각형의 구조적인 조합으로 구성된 그의 화면에서 닫힌 서랍은 미지의 우주, 행성 그 자체를 의미하며, 서랍의 손잡이처럼 보이는 핵진주는 각 별의 상징으로서 선택된다. 금분, 은분이 섞인 서랍들의 금속성 색채와 진주는 빛을 반사하는 우주공간의 별과 별 내부의 빛이 서로 조화되면서 발산하는 우주의 복잡미묘한 변화를 표출한다. 특히 서로 다른 색상과 크기를 가진 진주들은 과학적 분석에 따라 별의 밝기를 측정한 겉보기 등급을 적용하여 우주 속 행성의 위치관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인간문명이라는 사회 속에서의 관계에서 우주 속에서의 관계로 범위를 확장하면서 무한한 인간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시각예술 선보이고 있다. 12월 7~30일 전시. (02)720-1020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