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역사미국 전직 대통령 43명 삶 조명사재 털어 넣어 곤궁에 빠지거나 전쟁에 중재자로 나서 영향력 발휘봉사활동으로 공익에 앞장서기도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는 어느 때보다도 국민들의 관심을 끌며 막을 내렸다. 새해에는 박근혜 당선자의 차기정부가 출범한다. 우리나라는 이명박 현직대통령을 제외하면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9명의 전직 대통령이 있다.

미국은 제44대 버락 오바마 현직 대통령을 제외하면 조지 워싱턴부터 부시까지 43명의 전직 대통령을 배출했다. <조지 워싱턴부터 아들 부시까지 퇴임 후로 본 미국 대통령의 역사>는 미국 전직 대통령의 '두 번째 삶'은 어떠할까라는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이 걸어간 다양한 행로를 추적하는 새로운 시각으로 미국 대통령제의 역사를 펼쳐 보인다.

이 책은 크게 6장으로 분류했다.

1장은 백악관 살림에 사재를 털어 넣어야 했기에 퇴임 후 곤궁에 빠진 초기 대통령 등 퇴임 대통령의 재정 변천사를 다뤘다. 2장에서는 대통령 관련 기록 보존 문제가 제기되고 형성되어온 과정을, 3장은 독립전쟁부터 남북전쟁,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 중동 분쟁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역사에 점철되어온 분쟁의 막후에서 때로는 실력자로, 때로는 중재자로 영향력을 발휘한 전직 대통령들의 이야기다.

4장에는 전직 대통령이 킹메이커로서 후임 대통령 선거운동에 적극 뛰어든 미국 정치의 전통을, 5장에는 퇴임 후 정·관계에 복귀한 전직 대통령들을 살펴본다. 정계를 떠나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폭넓은 활동을 택한 전직 대통령들의 활약상은 6장에서 만날 수 있다.

미국 전직 대통령의 행적을 통해 우리는 전직 대통령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돌아보게끔 한다. 퇴임 후를 걱정하는 대통령이 없는 시대를 열어야 할 우리나라 현실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리처드 코언은 "대통령의 퇴임 후 삶은 조명이 흐려지고 명성이 무색해지게 마련이지만 때로는 현직 대통령 시절 못지않게 흥미로울 수 있다. 적어도 이 중독성 있는 책에 따르면 그렇다"고 평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지는 "아주 많은 것을 드러내 주는 역사서다. 탄탄한 조사와 확고한 견해로 역사의 빈틈을 아주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고 추천했다.

공동저자인 열린사회재단 부총장 레너드 버나도와 작가인 제니퍼 와이스는 부부다. 두 사람은 '뉴욕리뷰오브북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등에 글을 썼다. 이종인 옮김. 시대의창 펴냄. 2만5,000원.



정용운기자 sadzo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