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의 2.4배… 우울증10~15% 실제자살국가 차원 관리 대책 필요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살 위험성이 높은 정신건강 고위험군이 국내에 36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배우였던 고(故) 최진실씨의 전남편 조성민씨의 충격적인 자살로 이 문제가 다시 한 번 사회적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은 하루 평균 자살자 42.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8년째 면치 못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정신건강 고(高)위험자 관리체계 정립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중 27.6%는 평생 1번 이상 정신건강 질환을 경험하며 우울증 등을 앓는 정신건강 고위험자로 약 368만1,943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스트레스 해소 등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혼, 별거, 실직, 사별을 경험한 집단이 여기에 속하며, 이들 중 상당수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성별로는 여성(258만5,955명)이 남성(109만8,847명)의 2.4배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는 사람 가운데 10∼15%가 실제 자살로 이어지며 노년기 우울증은 심장병, 치매, 불안장애 등 신체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82.8%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 등 전문기관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5.9%에 불과했다.

정진욱 초빙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정신건강문제를 가족과 지역사회가 나눴지만 핵가족화와 높은 이혼율 등 사회구조가 변화하면서 국가 차원의 정신건강 관리 대책이 더욱 필요해졌다"며 "정신건강 고위험자를 관리하기 위해 정신보건센터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사회복지관과의 연계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