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1500명 조사유전·수면부족·저소득·군것질 생활습관 큰 영향 미쳐

아이들의 비만도 대물림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에는 부모의 유전, 수면 부족, 낮은 가구 소득, 잦은 군것질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팀은 초등학생 1,502명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체질량지수(BMI)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 등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가정의학회에 실렸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1학년 아이들의 경우 뚱뚱할수록 부모의 BMI지수가 높았으며, 군것질도 자주 했다. 반면 4학년 아이들은 부모의 높은 BMI지수와 잦은 군것질 외에도 짧은 수면시간, 부모의 낮은 소득, 고지방식, 잦은 결식 등이 추가 요인으로 지목됐다.

수면시간은 하루에 9.5시간을 잔 아이들이 8.5시간을 잔 아이들에 비해 BMI 지수가 평균 0.5 ㎏/㎡ 낮았다. 짧은 수면시간은 몸 속에서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렙틴 호르몬의 분비량을 줄이고, 식욕촉진 호르몬인 그헬린을 증가시켜 고칼로리식은 유도하는 반면 운동량을 줄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낮은 가구소득과 높은 비만도의 연관성에 대해 ▦아이들의 식생활 습관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부모가 이에 관대한 점 ▦아이들이 집 주변의 패스트푸드 등을 통해 고칼로리 고지방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 ▦집 주변에 안전한 놀이공간이 제한돼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강재헌 교수는 "아이들의 학년에 따라 비만을 유발하는 요인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부모가 갖고 있는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이 비만한 아이한테 대물림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아이들의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중 상당수는 가정에서 통제가 가능한 만큼 부모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