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모리슨의 '심리문제를 일으키는 신체질환'샤론스톤·조지 3세 등 유명인사 일화 바탕심리에 영향 미치는 60가지 질병 관찰적절한 치료법도 소개

에로틱 스릴러 '원초적 본능(1992)'으로 일약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섹시스타가 된 샤론 스톤. 그는 우디 앨런 감독의 '스타더스트 메모리스(1980)'로 데뷔한 이후 SF 영화 '토탈 리콜(1990)', '슬리버(1993)' 등에 출연했다. 마틴 스콜세즈 감독의 '카지노(1995)'에 출연해 1996년 제53회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러나 2001년 뇌출혈로 쓰러졌던 샤론 스톤은 지난해 말 그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돼 은퇴를 시사했다. 당시 샤론 스톤의 한 측근은 "그녀는 건강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는 의사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샤론 스톤 뿐만 아니라 영국 국왕 조지 3세,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등 유명인사의 일화를 소개하며, 발병 및 진행과정에서 정신증상을 빈번히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 60개를 소개하는 책이 출간됐다. 바로 미국 의학박사이자 정신과 의사인 제임스 모리슨이 쓴 '심리문제를 일으키는 신체질환'(이한구 옮김)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에이즈 고산병 뇌종양 암 당뇨병 간질 폐경 편두통 폐렴 월경전증후군 류마티스성관절염 수면무호흡증 등 심리문제를 일으키는 60가지 신체질환에 대해 매우 꼼꼼하게 다뤘다. 병의 개요와 신체증상, 정신증상, 평가(진단에 이르는 과정), 예후 등을 구분해 설명한다. 해당 질병의 발생 빈도와 성별, 나이 등 환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징, 그리고 그런 환자를 어느 전문의에게 의뢰해야 하는지도 제시한다.

신체의 질병이 심리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환자를 상담하는 심리상담사나 의료진이 이러한 증상을 파악해 환자가 각 질환의 전문의로부터 더욱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책이다.

의학 전문가들이 만에 하나 간과할 수 있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 환자의 입장을 놓치지 않는 저자의 일관된 시선과 풍부한 임상사례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쉬운 설명과 재치 있는 문장으로 환자와 가족뿐 아니라 의학이나 심리학에 관심 있는 사람도 이해하기 편하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같은 병원 건강증진센터 스트레스 클리닉에서 정신건강증진, 스트레스, 우울증 분야의 진료를 담당하고, KBS2 '남자의 자격'에도 출연했던 김병수 교수는 "의학의 시작과 끝은 관찰이다. 마음의 고통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을 때, 비로소 그 고통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은 마음의 고통을 정확히 구별하고 그 실체를 보다 더 명확하게 인식하기 위한 지식과 간접 경험을 제공해 주는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라고 추천했다. 황금시간 펴냄. 1만3,800원.



정용운기자 sadzo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