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조사 이온·탄산음료보다 심해음료 한꺼번에 마시거나 마신 뒤 입안 물로 씻어내야

과일주스가 이온.섬유음료나 탄산음료, 어린이 음료보다 치아 부식을 더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과일주스가 치아에 가장 해로운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진보형 교수팀은 과일주스, 이온ㆍ섬유음료, 탄산음료, 어린이음료 등 시판음료 7개 제품을 골라 제품별 산도와 치아 부식 발생 가능성을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치아 부식은 세균 때문에 발생하는 치아 우식과 달리 음식물로 인해 치아가 썩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소 이빨을 해당 음료에 하루 4차례씩, 매회 10분간 담그고 나머지 시간은 인공타액에 넣어뒀다. 이는 사람이 음료수를 마시고 난 뒤 입안에서 타액에 의해 음료수가 씻겨 나가는 상황을 재현한 것으로, 실험은 총 8일 동안 실시됐다.

7개 음료의 평균 pH는 3.01이었다. pH가 7 미만이면 산성, 7 이상이면 알칼리성이다. 음료의 신맛 강도를 나타내는 척도인 '적정산도'는 오렌지주스가 18.6㎖로 가장 높았으며, 사이다가 1.47㎖로 가장 낮았다.

실험 결과 처음 이빨 표면(법랑질)의 경도(단위 VHN)는 정상범위(285~336)에 있었지만 모든 음료에서 8일 후에는 크게 낮아졌다. 이중에서도 오렌지주스에 담근 이빨의 경도가 처음 318.4점에서 8일 후 218.6점이나 줄어든 99.8점으로 나타나 치아 부식이 가장 심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레모네이드 주스가 322.9점에서 165.2점, 사과탄산음료가 319.7점에서 181.5점, 어린이음료 316.7점 183.0점, 이온음료 320.1점에서 183.9점 순으로 이빨이 부식됐다.

이에 비해 사이다는 실험 전 경도가 309.2점에서 226.8점으로 82.4점 줄어 다른 음료보다 상대적으로 부식 정도가 덜했다. 연구팀은 과일주스의 원료로 사용된 과일의 신맛 성분이 치아 부식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진보형 교수는 "음료를 마시더라도 한꺼번에 마시거나, 다 마신 뒤 물로 입안 구석구석을 씻어내는 게 치아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