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고부전쟁'의 새내기 배우 박민정고부간의 전쟁 불붙이고 갈등 푸는 단초도 제공하는변화무쌍 시누이 역할 깔끔하게 소화선유용여와도 '찰떡호흡' 선보여

박민정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갈등과 화해의 고리로 이어져 있다. 때론 갈등이 증폭돼 관계가 깨지는가 하면, 때론 갈등이 해소돼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소통을 통해 갈등을 화해로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조화다. 가정의 틀에선 화목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던가.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기 마련이다.

현실은 과연 어떨까. 가정부터 갈등이 존재한다. 가장 오랫동안, 아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고부(姑婦) 갈등'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물과 기름처럼 잘 어울리지 못한다.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시어머니는 퉁명스럽고, 뭐가 그리 어렵고 불편하지 며느리는 늘 뚱한 표정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시누이가 끼면 갈등은 더욱 복잡해진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시누이 등 가족 이야기를 작가 김용상이 희곡으로 옮기고, 김영수가 연출을 맡은 연극 '고부 전쟁'이 지난 6일부터 서울 서대문 NH아트홀에서 벌어지고 있다.

탤런트 선우용여가 시어머니 역을 맡아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섰다. 베테랑 연기자들과 함께 이 무대에 서고 있는 풋풋한 새내기 배우 은 예쁘지만 아주 능청 맞은 시누이 역을 맡아 주목 받고 있다.

연극 '고부전쟁'에는 선우용여(왼쪽)가 시어머니역을 맡아 며느리와의 갈등을 리얼하게 연기하고 박민정 있다. 극단 신화 제공
화약 같고, 기름 같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두 주인공의 전쟁에 불을 붙이는 성냥불 같은 인물이 바로 시누이다. 그녀가 나타나기만 하면 무대는 폭발한다. 시누이는 시작부터 양면성을 가진 존재로 좌충우돌 복잡한 내면을 숨기지 않는다. 극중에서 완벽하게 시어머니의 편에 서서 철저하게 며느리를 공격하면서 작은 문제를 크게 만든다. 항상 그냥 넘어갈 일도 큰 분란으로 만들어 가족 전체를 위기로 끌고 간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신연식 감독의 영화 '러시안 소설'로 데뷔한 배우 은 독특한 개성을 선보이며 양면성을 지닌 시누이 역할을 생생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이 연기하는 시누이는 아주 곱상한 외모를 지녔을 뿐 아니라 모자랄 것 없고 부러울 것이 없는 현대적인 여성이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예쁜 얼굴로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고, 부잣집 딸로 훌륭한 교육을 받았다. 그 또한 한 남편의 아내이며, 한 집안의 며느리다. 고부 갈등이 벌어지면 비슷한 또래인 며느리 편을 들만도 하건만 엄마 편을 드는 모순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한 때 분란의 씨앗이었던 그녀도 결국 자신 모순을 알게 되고, 그 깨달음을 쏟아내면서 고부 갈등을 풀어내는 단초가 된다.

새내기 배우 은 그만의 발랄함으로 복잡하면서 변화무쌍한 캐릭터인 시누이 역을 깔끔하게 소화하고 있다.

은 "연기를 잘 하는 선배들이 한없이 부럽고, 존경한다"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제대로 된 연기를 익히기 위해 올해 초 대학로 연극 '그 놈을 잡아라'에 과감하게 도전했고, 다시 연극'고부 전쟁'을 통해 연기력을 키워가고 있다.

170cm , 48kg. 그는 늘씬한 몸매로 댄스 스포츠와 드럼을 즐기는 등 다재다능한 끼를 지녔다. 여기에 능청스런 연기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으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