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친 몸을 북돋기 위해 보양식과 함께 술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보양식에 곁들이는 술로는 인삼주, 복분자주, 매실주 등이 꼽힌다. 이들 술은 기운을 북돋기 때문에 '보양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마시는 술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잘 모른다.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한방과 심재종 원장은 "보양주가 건강에 좋다는 말은 애주가들의 핑계다"며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보양주는 보통 13~14도부터 도수가 높은 것은 30도에 이른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알코올 함량이 30도인 보양주는 소주 1잔, 13도는 소주 2잔 이상을 마시면 소화기 및 순환기 계통에 나쁜 영향을 받게 된다.

예컨대 남성들이 좋아하는 복분자는 한의학적으로 간과 신장을 보호하고, 성 기능을 돕는다. 하지만 이 같은 효능은 가공하지 않고 섭취하거나 갈아 마시는 등 술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좋은 약성을 가졌더라도 술은 술이다.

여름철은 면역력이 떨어져 술에 빨리 취하고 숙취가 심하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땀이 많이 나는 만큼 수분, 전해질이 부족하기 쉬운 계절이다. 또한 술을 마시면 체온 상승으로 더 덥게 느껴지고, 더위로 확장된 혈관은 알코올 흡수를 빠르게 한다. 같은 양을 마셔도 여름에 마신 술에 빨리 취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보양주라도 체질에 따라 적합한 술이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체질을 소음ㆍ소양ㆍ태음ㆍ태양인 4가지로 분류한다. 신장 기능이 좋고 소화 기능이 약한 소음인은 체력이 약해 추위를 많이 탄다. 따라서 성질이 따뜻하고 도수가 높은 인삼주가 적합하다. 추천 안주로는 닭고기, 추어탕, 귤 등이 있다.

반대로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는 인삼주는 금물이다. 소양인은 위장 기능이 좋고 신장 기능이 약한 만큼 몸의 열을 빼주고 음기를 보충해주는 복분자주가 좋다. 하지만 과음할 경우 대사 작용에 의한 발열로 숙취가 잘 풀리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양인에게 적합한 안주로는 돼지고기, 수박, 참외 등이 있다.

몸이 차고 호흡기가 약한 태음인은 대장이 약하므로 매실주, 막걸리가 좋다. 안주로는 쇠고기, 두부, 배 등을 추천한다. 폐 기능은 좋지만 간 기능이 약해 술에 대한 해독 능력이 떨어지는 태양인은 오래 숙성한 와인이 좋다. 안주로는 조개류, 낙지, 포도 등을 곁들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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