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서쪽 6㎞ 바다 한가운데 외롭게 떠 있는 섬… 해수 풀장에 갯바위 낚시도 운치등대 아래쪽에 설치된 '사랑의 자물쇠'… 젊은 연인들 변치않는 '영원한 사랑' 맹세

외달도 갯바위 지대 끝자락에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어느 해나 그러하듯이, 다사다난했던 2013년이 저물어가고 2014년 새해가 다가온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뜻을 되새기며, 모든 증오를 떠나보내고 사랑으로 모든 것을 품에 안는다면 대망의 새해가 밝은 빛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품고 호젓하고 아늑한 섬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사랑의 섬'이라고 일컬어지는 외달도가 바로 그곳이다.

우리말로 밖다리섬이라고 불리는 외달도는 면적 0.42㎢, 해안선길이 4.1㎞의 앙증맞은 섬으로 100명이 채 안 되는 주민이 살아간다. 목포 시가지에서 서쪽으로 6㎞ 정도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에 외롭게 떠있는 섬이라고 해서 외달도라고 불려 왔다. 동쪽으로 1㎞ 가량의 좁은 수로를 사이에 두고 달리도(達里島)와 마주보고 있어 '달리도의 바깥'이라는 뜻으로 외달도(外達島)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말도 있다.

외달도에는 고려시대부터 이미 주민들이 살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1700년대부터 달리도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이주하면서 마을이 활성화됐다. 외달도 북서쪽에는 비교적 넓은 농경지가 있어 약간의 쌀ㆍ보리ㆍ콩ㆍ고구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섬이지만 주위를 둘러싼 인근 바다는 조류가 빨라 어로 작업이 매우 어려우므로 바닷가에서 돌김·파래·미역 등을 채취하며 김을 양식한다.

순회 관광 여객선에 올라 여러 섬 둘러보는 낭만

외달도는 본디 달동에 속했으나 1966년 동제 변경에 따라 충무동으로 편입되었다가 2006년 8월 유달동이 충무동을 통합하면서 행정동상으로 유달동으로 변경됐다.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해야 해발 64미터에 불과한 매봉산이어서 섬 전체는 낮은 구릉과 평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안선도 단조로운 편이다.

등대 아래에‘사랑의 자물쇠’가 설치되어 있다.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신진페리호를 타고 외달도로 향한다. 이 배는 순회관광여객선으로 고하도, 달리도, 외달도, 율도 등을 빙 돌아 운항한다. 이 섬들을 순회하는 순서에 차이가 나는 까닭에 목포에서 외달도까지는 짧게는 45분, 길게는 55분쯤 걸린다. 마찬가지 이유로 외달도에서 목포로 돌아오는 운항 시간도 30분~1시간으로 각기 다르다. 오가는 길에 여러 섬을 둘러보는 낭만을 즐길 수 있어 한결 행복한 뱃길이다.

외달도 부두에 다다르면 가장 먼저 한옥민박이 눈길을 끈다. 폐교된 학교 자리에 세운 외달도한옥민박은 비파정, 삼학정, 목련정 등의 기와집에서 민박을 받으며 정자와 물레방아 등을 갖춘 운치 있는 정원도 제법 넓어서 이곳에 묵지 않는 일반 관광객들도 즐겨 찾아 둘러보고 간다. 주변 숲은 소나무 등의 상록수여서 한겨울에도 초록빛을 잃지 않고 있다.

한옥민박에서 10분 남짓 걸으면 해수 풀장에 이른다. 바닷물을 끌어와 만든 해수 풀장은 어린이용과 성인용으로 나뉘어 있으며 그늘막과 텐트촌도 마련되어 한여름 피서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등대 아래에 '사랑의 자물쇠' 채우면

해수 풀장에서 5분쯤 더 걸으면 갯바위 지대에 닿는다. 겨울철에는 자연산 굴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 곳으로 바다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도 눈에 띈다. 5분 후 갯바위 지대가 끝나가는 지점에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1925년부터 해수욕장으로 이용되어온 곳으로 고운 모래밭이 햇살에 반짝이며 앞바다에 떠있는 무인도 별섬이 정취를 돋운다.

해변 언덕 위에 세워진 하트 모양의 조형물.
해안 산책로를 따라 칠팔 분 걸어가면 언덕 위에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하트 조형물 아래로 '사랑의 섬 외달도'라는 글이 새겨진 이곳은 젊은 연인들에게 인기 있는 포토 존이다.

10분쯤 더 걸으면 등대에 닿는다. 외달도 등대는 특별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등대 아래쪽에 '사랑의 자물쇠'를 거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젊은 연인들은 등대불이 사랑을 영원히 밝혀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사랑의 약속을 담은 기념 자물쇠를 이곳에 채운다. 이는 그들로 하여금 외달도를 다시 찾게 하는 구심점이기도 하다.

등대에서 부두로 내려서는 길은 나무 데크 산책로로 이어져 있다. 10분이 채 걸리지 않아 부두에 다다른다.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휴양하기 좋은 섬 베스트 30'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외달도 기행은 이렇게 아쉬운 이별을 고한다. 불과 한 시간 남짓이면 돌아볼 수 있는 해안 일주 산책길이니, 두 시간 간격으로 운항하는 다음 배를 타고 목포로 되돌아가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15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시로 들어온 뒤에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로 온다.

바다를 굽어보고 드리운 해안 산책길.
대중교통은 전국 각지에서 호남선 열차나 버스를 이용해 목포로 온 뒤에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외달도로 가는 여객선 하루 5회 운항. 문의 신진해운(061-244-0522).

▲ 맛있는 집

외달도에는 전복죽, 생선회, 굴, 바지락, 소라, 고동, 촌닭 등을 내는 음식점이 여럿 있다. 맛의 고장 목포에는 맛집이 즐비한데 그 가운데 상동 평화광장에 있는 해촌(061-283-7011)을 소개한다. 목포 음식 명인으로 선정된 이 집은 바지락 전문점으로 이름나 있는데 특히 바지락낙지무침이 인기 있다. 살짝 익힌 바지락과 낙지에 배와 각종 채소를 넣고 새콤달콤한 양념장에 비빈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김가루와 깨를 넣고 참기름에 비벼 먹는 밥도 꿀맛이고, 시원하고 진한 국물의 바지락국도 곁들인다. 이외에 바지락전골과 바지락회무침, 바지락죽, 바낙(바지락낙지)죽, 산낙지, 연포탕, 낙지볶음 등도 낸다.


운치 있는 정원을 갖춘 한옥민박.
갯바위에서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다.

글ㆍ사진=신성순 여행작가 sinsatga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