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매일 아침 등교하길 거부하며 떼쓰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 혹시 그 동안의 잘못된 양육방식이 학교생활 적응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닌지 괜한 자책감에 고민인 학부모들은 주목하자.

아이들 상당수가 진학을 하면서 학교생활에 대한 적응과 친구들과의 관계에 많은 부담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하지만 4월초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학부모 면담에서 교사로부터 가정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아이의 행동이 단체생활 적응을 어렵게 한다는 피드백을 받는다면 한번쯤 ADHD를 의심해볼 수 있다..

서울아이정신과 정재석 원장은 “ADHD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수업시간에 돌아다니거나 손발을 끊임없이 움직이고, 순서를 지키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대화나 놀이에 끼어들어 방해하는 등 규칙행동을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와 분노 조절을 못해 쉽게 흥분하고 우는 등 충동적인 감정반응을 나타낸다면 ADHD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주의를 요청했다.

한편 전문의들은 산만하다고 해서 모두 ADHD는 아니며, 가정 및 학교에서 아이의 문제 행동과 그 결과에 대한 주변 어른들의 정보와 전문의 검진을 통합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성모마음정신과 이정국 원장은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고 조용한 활동을 보이는 ADHD도 있다. 주의력결핍형 ADHD인데, 이 형태의 아이들은 과활동성 ADHD에 비해 활동성이 두드러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는 정도가 덜하기 때문에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ADHD아이는 부주의해 실수가 잦고 주의력이 부족해 공부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 쉽게 포기하거나 산만해지고, 학습장애 및 사회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조용한 ADHD의 경우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동구 나우클리닉 김진미 원장은 “교사 면담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은 후에도 내 아이만큼은 ADHD가 아니길 바라며, 선생님과 부모의 주의와 훈육을 통한 증상 개선을 기대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DHD 증상은뇌의 신경전달물질(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기능 저하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의심 증상이 발견될 경우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ADHD는 조기 발견과 진단, 그리고 이에 따른 치료가 관건이다. 최근 조사 결과 ADHD 유병률은 최근 3년 사이 23% 증가했으며, 이는 한 학급당 2~3명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소아 ADHD의 경우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청소년 ADHD로 이어질 확률이 70% 이상, 성인 ADHD로 이어지는 비율은 50~60% 이상인 만큼 부모와 교사의 지속적인 주의와 관심이 요청된다. @hankooki.com

●간편한 ADHD 선별 문항

항목별 점수: 전혀없음 0점 / 약간 1점 / 상당히 2점 / 아주심함 3점

1 차분하지 못하고 너무 활동적이다

2 쉽사리 흥분하고 충동적이다

3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된다

4 한번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한다: 주의집중 시간이 짧다

5 늘 안절부절 못한다

6 주의력이 없고 쉽게 주의분산이 된다

7 요구하는 것은 금방 들어주어야 한다

8 자주, 또 쉽게 울어버린다

9 금방 기분이 확 변한다

10 갑자기 화를 내거나 감정이 격하기 쉽고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

*총점이 16점 이상이면 ADHD를 의심해볼 것



이홍우기자 I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