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활약상 프랑스 근대 서정파 음악 거장이다. 1905-20년까지 프랑스 파리음악원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수많은 음악 인재를 양성한다. 1924년 79세로 타계하기 직전 ‘내가 죽으면 많은 사람들이 내가 남긴 작품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으며 모든 것은 하나님의 심판에 맡기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으로 알려진 ‘레퀴엠’은 ‘사자(死者)들의 영혼에게 평온한 안식을 주길 갈망하는’ 뜻을 담고 있는 가톨릭 의식에 쓰이는 음악이다.

포레는 부친의 죽음을 겪으면서 작곡에 들어가 1888년 1월 파리 마드레느사원에서 초연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모차르트를 비롯해 많은 고전 음악가들이 작곡한 ‘레퀴엠’과는 달리 포레의 곡은 ‘피의 예수 Pie Jesu’를 비롯해 ‘천국에서 In Paradisum’ 등으로 구성되면서 ‘노여움의 날’은 삭제 시킨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여타 ‘레퀴엠’ 보다는 전체적으로 온화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피에 예수’에서는 소프라노의 청아한 음색, ‘천국에서’는 오르간 멜로디가 흡사 천국에서 천사들이 들려주는 종교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 주고 있다는 칭송을 듣고 있다. 포레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유명했다. 서구 음악 비평가들은 ‘레퀴엠’에 대해 ‘유명을 달리한 부친에 대한 혈육의 정과 평온한 신앙적 믿음을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명곡’으로 자리매김해 주고 있다.

할리우드 여전사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의 <솔트 Salt>(2010). 러시아 정보원에게 이중첩자로 지목 당한 CIA 요원 에블린 솔트(안젤리나 졸리)는 CIA 요원의 명예와 보이지 않는 조직의 포위망을 피해 도주하고 있는 상태. 그녀는 남편을 구출하고 자신을 쫓는 동료들보다 한발 앞서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그동안 공작원으로서 익힌 모든 기술을 동원한다는 액션 모험극에서 포레의 ‘레퀴엠’이 솔트의 무용담을 부추겨 주는 멜로디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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