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질환이 주원인…조기 관리ㆍ치료 필요

치료 전과 치료 후
중국 초희왕은 위나라왕이 보낸 미인을 가까이 두고 아꼈다. 이에 초희왕의 부인 정수는 오히려 미인과 언니동생처럼 가까와지도록 애쓴 다음 조언 아닌 조언을 했다. "이보게 동생, 왕께서 자네를 아끼는 것은 아름다움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한가지, 자네의 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시네. 아름다운 곳은 드러내고 흉한 곳은 가리는 것이 좋을 듯 하니, 왕께 이야기를 할 때는 코를 손으로 가리도록 하게나" 초희왕은 자기앞에서 코를 가리는 미인이 하도 이상해 고민하다가 부인 정수에게 슬쩍 털어 놓았더니, 머뭇거리는 척 하던 부인 정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늘어놓았다. 왕과 말할 때 그 냄새가 역겨워 코를 가리는 것이라 털어놓더이다라고. 다음날 왕은 부끄러움과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즉시 미인을 내치고 벌하였다고 한다. 이 고사의 교훈은 중상모략에 관련된 것일 수 있지만, 필자는 다른 것을 떠올렸다.

대화할 때 필수 에티켓이 깨끗한 치아와 숨결이라면 그것이 갖추어지지 못했을 때는 상대방도 곤혹스럽고, 그것을 혹여 지적이라도 당한다면 본인 역시 큰 마음의 상처와 위축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치과에 방문하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입냄새가 날까 봐 염려한다는 고민을 털어놓는다. 식사에 들어간 강한 향신료로 인한 일시적인 입냄새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자고 일어나서 느껴지거나 일상적으로 자주 느껴지는 입냄새는 사회생활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도 문제이고, 치아건강의 적신호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도 가볍게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입냄새를 나게 하는 원인의 20∼30% 정도는 소화기나 호흡기 혹은 이비인후과적인 문제나 당뇨, 간질환과 같은 대사질환의 문제로 유발되기도 한다. 하지만 70∼80% 이상은 그 원인이 입안에 있다. 치아와 잇몸 혹은 오래된 보철물들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는 경우가 많다.

치아건강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과 의식은 이미 선진국 중에서도 최고의 수준에 도달해있다.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는 치과치료의 범위가 해마다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것도 다수의 국민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양질의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이미 만 20세 이상의 성인들은 치석제거술과 같은 가장 기본적이고 예방적인 잇몸관리의 치료를 보장받고 있으며, 거의 모든 부분의 잇몸질환, 즉 치주염에 대한 치료는 매우 안정적으로 국민건강보험에서 그 치료를 보장하고 있다. 때문에 위험군이 아닌 경우라면 6개월정도의 주기로 치과에 방문하는 것이 좋고, 잇몸질환의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재발의 위험을 막고 조기에 관리하기 위해 3개월에 한 번 치과에 방문해 관리와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잇몸질환은 소리없이 진행되는 만성질환으로 염증과 치조골의 손실을 유발하기 때문에 입냄새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염증으로 인한 부산물의 악취는 칫솔질 후 조금만 시간이 경과해도 다시 악취를 유발하는 강한 휘발성을 띠는 경우가 많고, 장기적으로 방치되어 치조골이 손실되면 음식물 잔사가 축적될 잇몸주머니(치주낭)의 깊이가 깊어지는데, 이로 인해 축적된 음식물 잔사의 부패는 심한 입냄새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잇몸질환의 판정을 받았던 경우라면 3~6개월마다 치과에서 추천하는 전문적인 치주소파술(잇몸의 염증성 물질을 없애고, 세정하는 치료)이나 치근활택술(치주염으로 손상받은 치아뿌리의 표면을 세정하고, 세균막 부착의 감소를 유도하는 치료) 등을 받는 것이 좋다. 잇몸질환은 재발이 쉽기도 하지만 조기에 관리한다면 잘 조절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이라고 해서 입냄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어린이들의 입냄새를 유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치아의 부식으로 인한 충치유발세균의 부산물이 내뿜는 악취인 경우가 가장 많고, 치아의 홈에 끼인 음식물 잔사가 부패하면서 나는 냄새도 많다. 만 18세 미만의 어린이를 포함한 청소년은 국민건강보험에서 치아의 깊은 홈을 메워 충치를 예방하는 실란트 치료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검사해 치아의 깊은 홈을 메워주는 것이 입냄새를 막고, 충치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성인들의 경우에도 치아의 홈을 막는 실란트 치료는 충치와 입냄새를 차단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또한 7∼10년 이상 오래된 보철물의 경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부의 접착제에 균열이 생기거나 빈틈이 생겨 음식물 잔사가 부패되는 공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사선 사진으로는 판독이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세심한 관찰과 경계부위 검진으로 어느 정도 판별할 수 있다. 다른 모든 부분에서 입냄새를 유발할 만한 원인과 증상을 다 치료한 후에도 여전히 입냄새가 남아있다면 오래된 보철물을 의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오래된 보철물의 경우 비파괴검사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의심될 경우 보철물을 제거하고 내부의 치아와 보철물의 내면을 확인하는 방법이 최후의 최선의 방법이다. 보철물 내면의 접착제가 많이 유실되었고, 치아 표면이 오염되었다면 그 치아와 보철물의 입냄새의 원인이었던 것이 확실하다.

치아와 잇몸에 질병과 입냄새를 유발할 만한 이유를 다 해결했다면, 마지막으로는 구강 위생에 힘써야 한다.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의 사용을 추천하고, 칫솔질을 하면서 혀를 함께 닦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치아와 상쾌한 숨결만큼 상대방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없다. 또한 자신감의 근원이기도 할 것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치아를 80세까지 지키는 일은 미리미리 예방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아프기 전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이진민 미플러스치과 앤갤러리 대표원장

치의학 박사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외래교수

한국 아나운서연합회 치과자문의

인코그니토 치아교정 인증의

한국 인코그니토 치아교정 센터

2013,2014 메디컬아시아 치아교정 대상

저서 <미인은 치과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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