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
세계유산에 등재된 수천년 세월의 신전

아테네는 그리스 문명의 오랜 결정체이자 에게해의 섬들로 향하는 기점이다. 세계문화유산인 아테네의 우윳빛 건축물들은 언덕위에 장엄하게 솟아 있고 아크로폴리스 일대는 파르테논, 제우스 신전 등이 가지런하게 정열해 있다.

아테네 구도심인 플라카 지구를 서성거리며 전통음식인 기로스 한 조각을 맛볼때도 수천년의 세월의 유적은 그림자처럼 쫓아 다닌다. 에게해의 섬에서 느끼는 향취하는 또 다른 깊은 충만감이 골목 어귀마다 소담스럽게 담긴다.

유적과 미로같은 골목 사이에 솟아 있는 언덕이 아크로폴리스다. 아크로폴리스는 그리스어로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한다. 도시국가의 군사적 요새 뿐 아니라 종교적 목적으로 활용됐으며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신을 모셨다. 고대 아테네 시절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일반인의 접근조차 금지된 경외스러운 땅이었다.

여신들을 추앙했던 아크로폴리스

아크로폴리스 언덕.
고대 아테네를 수호하던 가장 강력한 존재이자 시민들이 사모했던 신은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였다. 위대한 유산으로 칭송받는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은 아테나 여신을 기리는 신전이다. 파르테논이라는 이름에도 '처녀의 집'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기원전 438년에 완공된 파르테논은 푸른 하늘을 지붕 삼아 46개의 기둥이 떠받들고 있다. 이오니아 양식의 에렉테이온 신전 역시 6명의 거상이 모두 여인상이다. 에렉테이온에는 아테네의 도시 생성을 두고 포세이돈과 아테나 여신이 경쟁했던 신화적 사연이 담겨 있다.

언덕은 아테네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보는 전망 포인트다. 시선을 사로잡는 언덕아래 풍광은 아고라와 제우스의 신전이다. 파르테논이 여신들이 주인공이었던데 반해 아고라는 주로 남성들이 상업활동을 하거나 정치, 철학을 주고받던 광장이자 시장이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 철학자들도 아고라에서의 소통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아테나의 아버지이자 올림퍼스 최고의 신인 제우스의 신전 역시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문 너머 언덕이 아닌 평지에 몸을 낮추고 있다.

여행자들의 집결지인 신타그마 광장

한낮에 휴식을 취했던 플라카 지구의 미로같은 골목들은 유적들에서 가깝게 다가선다. 도시의 중심인 신타그마 광장 주변으로 는 번잡한 일상들이 펼쳐진다. 아테네를 오가는 버스들의 종점인 이곳은 여행사와 상점, 카페, 배낭족들로 늘 북적거린다. 그리스의 최초의 헌법이 공포됐던 신타그마에는 '헌법광장'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곳 국회의사당 앞 무명용사의 비 앞에서 진행되는 의장병들의 근무 교대식 역시 소소한 볼거리를 던져 준다.

골목 사이의 시야를 가리는 뿌연 것들은 '네포스'라는 아테네의 스모그다. 네포스 문제가 심각해 고대 유적들을 빠른 속도로 침식하자 고고학자들은 아크로폴리스에 유리덮개를 씌우는 것을 고려했을 정도다. 아테네에 첫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게 1904년의 일이고 2,3호선이 개통되는데 100년이 걸렸다. 한동안 지하철이 생기지 않았던 데에는 아테네 자체가 유적지인 것도 큰 이유가 됐다.

파르테논 신전.
아테네의 포구에서 바다로 나서면 와 미코노스로 이어진다. 와 미코노스는 에게해에 뿌려진 400여개 섬 중 가장 선명하고 탐스럽다. 미코노스는 플라티 얄로스비치 외에도 엘리아 비치 등 반전의 누드 비치로 이목을 끈다. 미코노스가 해변과 어촌마을 풍경이 낮게 드리워진다면 는 화산이 터져 생긴 절벽 위의 집들이 가파르게 다가선다. 이아, 피라 등의 마을에서 지붕과 마당이 다닥다닥 늘어선 골목과 가옥을 바라보는 것은 에게해의 바다만큼 짙푸른 감동으로 연결된다.

그리스가 경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크로폴리스 등 유적의 가치마저 폄훼되는 것은 아니다.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이 아테네와 에게해의 섬들을 찾고 있다.

■ 여행메모

가는길=아테네까지는 유럽을 경유해 가는 게 일반적이다. 이탈리아 로마, 밀라노 등에서 수시로 저가항공기가 오간다. 이탈리아를 경유해 페리로 이동하기도 한다. 공항에서 아테네의 중심인 신타그마 광장까지 공항버스가 오간다.

음식=전통 레스토랑들에서는 오징어 튀김 칼라마리나 꼬치구이 수블라키 등을 맛볼 수 있다. '우조'라는 현지 술 역시 식사에는 잘 어울린다.

하드리아누스의 문.
기타정보=아테네의 구도심 일대는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아테네, 등의 숙소 비용은 6~9월이면 성수기로 접어든다. 아테네를 기점으로 인근 , 미코노스로 향하는 페리가 출발한다.는 지중해 크루즈의 기항지이기도 하다.


제우스 신전.
플라카 지구의 노천 레스토랑.

글ㆍ사진=서영진(여행칼럼니스트) aular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