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저림 원인 신경 눌려서 생기는 경우 많아
목디스크 질환, 팔꿈치터널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등
컴퓨터, 스마트 기기 사용 증가 큰 몫…자세 바로 해야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정형외과 어깨 및 상지(팔) 전문의인 필자의 진료실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손저림증이다. 어찌된 일인지 손저림증 환자들은 늘 자신의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는지부터 궁금해 한다. 저림 증상은 혈액순환문제라는 공식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뇌 속에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실제로 혈액순환 문제로 손가락이 저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가끔 레이노병 처럼 혈관문제로 말초혈액순환 장해가 생기며 손가락 괴사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임상에서 이런 환자를 보기란 쉽지 않다.

사실 대부분의 손저림 증상은 혈관 보다는 신경의 문제 때문이다. 신경은 뇌에서 시작해서 손끝까지 이어져 있는데, 그 경로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손저림 증상이 생긴다. 손저림은 대개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데, 대표적인 병으로는 목디스크 질환, 팔꿈치터널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있다.

신경은 신경 자체에 병이 생기기도 하지만, 신경은 정상인데 신경이 눌려서 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앞에 예를 든 질환들도 해당 부위에서 신경이 눌리는 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병이 머리 쪽에 가까이 있을수록 증상이 더 넓게 생기는 경우가 많다. 목디스크 질환의 증상은 목에서부터 손끝까지 발생 가능하며, 팔꿈치터널증후군의 경우는 팔꿈치에서 손까지,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에서만 증상이 생긴다. 증상이 생기는 부위만 자세히 물어봐도 검사 없이 반 이상은 진단이 가능하다.

최근 손저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현대 사회에 필수가 된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가 손저림증 발생의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기기는 장시간 동안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를 고치지 않는다면 자칫 여러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좋지 않은 자세는 목을 앞으로 빼고 있는 것. 컴퓨터나 스마트기기 사용 모두에 해당되는 경우로, 신경을 쓴다고 해도 한 동안 작업을 하다보면 머리가 모니터 쪽을 향해 쭉 뻗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거북목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목디스크의 위험도가 매우 증가한다. 목 주변의 근육이 항상 긴장해서 만성적인 목 및 어깨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가능하면 모니터를 눈높이만큼 올려주고 턱을 당겨서 앉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때도 이점을 유의해야 한다. 스마트 기기의 경우 입력을 대부분 터치화면을 통해서 하기 때문에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휠씬 많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최근엔 스마트기기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 그 무게로 인해 손이나 손목에 부담을 주는 경우도 많다. 장기간 스마트폰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손가락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뻣뻣해지는 느낌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손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이때는 반드시 사용을 잠시 중단하고 간단한 스트레칭 운동이라도 해주어야 한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은 팔꿈치를 오랫동안 굽히고 있는 것과 관련이 많다. 장시간 전화를 한다거나 스마트기기를 오랫동안 들고 있고 있는 것이 큰 위험 요인이다. 장시간 전화를 할 때에는 가능하면 핸즈프리 헤드셋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전자파 손상 예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장시간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때에는 적당한 거치대를 사용해서 손과 팔꿈치의 부담을 피해야 한다.



달려라병원 박재범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