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중병ㆍ암 등에 양약과 한약 병용 … 식재료 한약으로 쓰여

최근 중국 뿐 아니라 미국, 일본등지에서 중병이나 암 등으로 고통 받는 거의 모든 환자에게 병원에서 처방하는 양약과 함께 한약을 함께 투여해서 효과를 본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암환자에게 한약은 무슨 독약이나 극약이라도 되는 듯이 금기 1호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분이 앓고 있는 ㅇㅇ암에 이런이런 한약은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드시면 안됩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한약도 먹으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는 경우다. 이 말 대로라면 그 환자는 굶어 죽어야 한다. 처방이 제일 처음으로 등장하는 상한론(傷寒論)이라는 한의서에 의하면 갱미(粳米) 즉 우리가 매일 먹는 ‘밥’도 한약재로 쓰였기 때문이다. 백호가인삼탕(白虎加人蔘湯)이란 처방 중에 명확하게 실려 있다. 그뿐 아니라 오늘 말하려고 하는 의이인(薏苡仁)과 적소두(赤小豆)도 이에 해당된다. 의이인은 율무고 적소두는 팥으로 둘 다 식재료로 많이 쓰이지만 한약재로도 많이 사용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우리가 먹는 것 중에 한약재가 아닌 것이 없다. 동의보감에 모두 한약재로 등재되어 효능이 나와 있음을 알 수 있다.

의이인 즉 율무는 쓰임새가 많고 효능도 좋아 다재다능한 맥가이버 칼 같다. 사마귀에 율무 생것을 입으로 씹어서 그 부위에 붙이면 효능이 있고 또한 삶아서 먹어도 효과가 있다. 율무는 특히 성질이 찬 관계로 옹양(癰瘍) 즉 각종 종양에 많이 쓴다. 덩어리져 있고 뭉쳐져 있는 어떤 것도 평평하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피부에 열감이 있고 붉은 색의 뾰루지나 여드름 같은 것이 생기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해독에 능한 녹두와 감초와 함께 미세하게 갈아서 얼굴에 팩을 하면 얼굴이 맑아지고 밝아지는 미백효과를 기져온다.

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은 피부관리에 민감해서인지 방약합편 282쪽에 보면 서시옥용고(西施玉容膏)가 있다. 서시(西施)는 중국 4대 미녀로 월왕 구천이 오왕 부차에게 복수하고자 미인계로 보냈던 여인이었다. 서시의 옥 같은 얼굴 같이 만드는 한약이란 뜻이다. 여기에 율피를 함께 쓰면 더욱 효과가 좋다.

적소두(赤小豆)는 팥이다. 콩과 식물이라 20%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 예로부터 밥에 같이 넣어 먹거나 팥시루떡, 동지팥죽, 팥빙수, 단팥빵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면서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했다. 적소두는 해독작용이 있다. 그래서 동짓날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서 팥죽을 먹고 문설주에 팥물로 된 부적이나 그림을 붙였는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팥을 이용한 ‘팥 다이어트’란게 유행되었는데, 팥의 이뇨작용과 풍부한 식이섭유로 인한 배변작용 증가를 염두에 둔 것 같다. 하지만 많이 먹거나 오래 장복하면 팥의 찬 성질로 인해서 몸이 차가워져서 오히려 순환을 방해하게 되고 노폐물이 다른 형태로 쌓이게 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옥미수(玉米鬚)는 옥수수 수염이다. 최근에는 ‘옥수수 수염차’ 음료수로 상용화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저변에는 ‘부으면 살이 된다’는 막연한 비만이론이 먹혀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얼굴이 부으면 살이 쪄 보이고 둔해 보이고 얼굴이 부해서 화장도 안 먹고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붓는다고 이런 차(茶)를 이용해서 강제로 빼기 시작하면 몸은 역으로 내 몸에 필요한 물이 언제 밖으로 강제로 배출될지 모르기 때문에 물을 가지고 있어야겠다고 반응하게 되고 이런 차로는 더 이상 붓기를 조절할 수 없게 된다. 이것보다는 짠 음식과 과식을 줄이고 운동해서 땀을 흘리면 인체는 스스로 붓기가 조정되어 편안한 얼굴이 될 것이다.

산과 들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질경이의 씨앗이 차전자(車前子)다. 한나라 장수가 전장에서 가뭄이 들어 말과 사람도 피오줌을 누었는데 유독 어떤 말은 정상이라 그 마부에게 물어보니 수레 앞에 있는 질경이를 먹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과피(冬瓜皮)라는 한약재가 있는데 흔히 ‘동아’라고 부르는 박 같은 것의 외피다. 껍질이라 이뇨의 작용이 강하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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