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으로 큰병 막아…병 제대로 알고 접종해야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예방 접종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학창시절, 늦봄이나 초여름에 학교 양호실 앞에 줄지어 서 본 기억이 있을 것 이다. 초조하게 자신의 주사 맞을 차례를 기다려본 경험은 성인이 된 후에는 추억의 한 장면으로 저장되어 있을 줄로 안다. 계절이 이맘때라면 그건 바로 뇌염예방주사였을 것이다. 물론 콜레라 장티푸스 등등 기억도 가물가물한 예방주사들도 있었겠지만…. 전문의인 필자는 본칼럼에서 B형 간염 예방접종과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다뤄볼까 한다. 물론 상황은 그 옛날 학창시절 추억보다는 한층 더 리얼하고 복잡해진다.

B형 간염은 우리나라에서 만성 간경변, 간암을 일으키는 원인 1위. B형 간염의 진단은 피검사로 하게 된다. 피검사는 항원 검사와 항체 검사가 있다. 항원 검사가 양성이면 급성이나 만성으로 B형 간염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항체 검사가 양성인 경우는 B형 간염이 전염되지 않으므로 예방 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

항원과 항체가 모두 음성일 때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B형 간염 유병률이 높은 지역이며 성인의 16∼18%가 항체 음성으로 보고되어 있다. 주요 전파 경로는 B형 간염 보균자 산모에서 신생아로 수직 감염되는 경우와 성행위를 통한 전염이다. 따라서 성인은 20대 전후에 B형 간염에 대한 검사를 통해 항체가 없는 경우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성인의 경우 20 μg (1.0 mL), 유소아는 10 μg (0.5 mL)을 근육주사하며 0,1,6개월 3회 접종하지만 0,1,2개월 3회 접종하기도 한다. 이렇게 3회 접종하면 약 90% 에서 항체가 생기게 된다. 3회 접종 후 B형 간염 보균자의 가족, 혈액제제를 자주 수혈 받아야 되는 환자, 의료 종사자, 면역저하자 (e.g., HIV 감염자, 조혈모세포 이식자, 항암 치료자)가 아니면 항체가 생겼는지 여부를 꼭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상기 고위험군은 3차 접종 후 1∼2개월 후에 피검사를 하여서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생기지 않았다면 3회 더 접종을 하도록 하고 총 6회를 접종하여도 생기지 않은 경우는 완전 무반응자로 분류하여 더 이상 예방 접종을 하지 않는다.

대상포진 예방 접종은 지난해 약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이 많았다. 대상 포진은 한 번 걸리면 매우 통증이 심하고 합병증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예방 접종과 다르게 근육주사가 아니라 반드시 피하 주사하도록 되어 있으며 평생 1회 접종이고 50세 이후에 맞는 것을 권장한다. 50세 이후에 맞는 이유는 대상 포진이 60∼70대에 가장 발병률이 높으며 청소년이나 어린아이에게 는 아직 주사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상 포진 백신은 다른 예방 접종과 함께 맞는 것이 가능하나 폐렴 예방 접종과는 함께 맞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병용 주사 시 대상 포진 백신의 면역원성이 떨어져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대상 포진 예방접종을 하면 50대에서는 약 70%, 60대에서는 약 50% 정도 예방 효과가 있고 또 대상포진 후 신경통증에 대한 효과도 60∼70%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50∼60대의 성인에게 조스타박스(대상 포진 예방 접종의 상품명)를 권장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예방접종은 유비무환이라는 옛말의 가장 현명한 실천방법이다.



달려라병원 최홍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