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내리는 눈을 보면 누구나 과거로 돌아가 눈에 관한 한두 가지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릴 것이다. 눈은 차별 없이 하늘에서 골고루 뿌려주는 추억의 씨앗이다. 우리가 눈을 매개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린다면 과학자들은 눈이 만든 얼음을 가지고 지구의 과거모습을 복원한다. 일찍이 ‘밀란코비치’는 10만년 빙하기 주기설을 말했다. 과학자들은 그 증거를 ?기 위해 적어도 40만년 동안 지구에서 어떤 기후 환경 변화에도 구애받지 않고 눈이 매년 층층히 쌓인 곳을 ?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주목한 곳이 오랫동안 녹지 않은 최대 3Km 두께의 그린랜드 빙하였다. 이 일은 냉전시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그린랜드에 주둔했던 ‘캠프 센츄리’가 수행했다. 나무에 나이테가 있듯이 매년마다 쌓이는 눈이 변해서 된 얼음에 층이 있어서 세어보니 13만년 밖에 안 되어 실패하게 된다. 때마침 남극에 주둔한 소련의 ‘보스톡’기지에서 남극의 3Km얼음 층을 시추 해보니 얼음의 나이가 50∼100만년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외슈거’가 그 빙하 속에 갇혀있던 이산화탄소의 농도의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드디어 50만년 동안 지구의 기후변화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빙하기가 10만년 주기로 온다는 설이 맞았음을 입증했다.

1.9만년전 까지만 해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국의 센트럴 파크까지 빙하로 뒤덮여 있었다. 이를 근거로 영화를 만든 것이 ‘투모로우’다. 이 얼음이 녹으면서 전 세계의 해수면이 160m 가까이 상승했고 육지였던 서해가 바다로 변하게 된 것이다. 빙하기란 지구 전체가 얼음으로 뒤덮히는 것이 아니라 유럽과 미국 중부이상만 얼어서 거대한 빙하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지구에서 열기와 이를 식히는 얼음의 균형이 중요하듯이 인체에서도 한열의 균형은 역시 중요하다. 옛날에 껌 대신 씹고 다녔던 꽈리와 비슷하게 생긴 치자(梔子)라는 한약재가 있다. 치자는 소목, 쪽, 황토같이 옷감을 물들이는 데 많이 사용되지만 한약으로도 요긴하게 쓰인다. 치자는 찬 성질이면서 쓴 맛도 있다. 쓴맛은 속을 끓여 발생한 심장의 열을 없앤다. 그래서 정신적인 문제로 가슴이 막혀서 답답하고 번거롭게 될 때 쓴다. 주로 청국장과 같이 쓰는데 이것이 치자시탕(梔子豉湯)이다. 초기 화병에 가슴에 열이 차서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어 안절부절 못하고 찬 것만 ?고, 방바닥이 뜨거운 곳에 가면 화닥질이 나서 숨쉬기 어려워 창문을 열어놓고 자다가 감기에 쉬 걸리고, 바다같이 탁 트인 곳을 가고 싶어하고, 쉬 잠을 못 이룰 때 쓴다.

스트레스로 간(肝)에 열이 차면 시호 백작약 목단피 같은 한약과 함께 쓰게 되는데 그 대표방이 단치소요산(丹梔逍遙散)이다. 소요산에 목단피와 치자를 가한 처방이다. 단치소요산은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로 각종 질환이 나타날 때 우선적으로 고려 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처방 중에 하나다. ‘화병’은 우리나라에만 고유하게 존재하는 정신적인 질환이지만 미국내 한인들의 풀리지 않는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Hwa-Byung’으로 우리나라말 그대로 등재해놓고 질병의 증상이나 특징 및 치료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해 놓고 있다. 이 말의 이면을 보면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이런 질병이 있었고, 이걸 해결하기 위해 누대에 걸쳐 한의사들이 노력을 많이 했고 그 결과 이에 대한 다양한 임상경험이 누적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황달에 간열을 꺼줄 요량으로 인진호탕(茵蔯蒿湯)의 재료로 치자를 사용되기도 한다. 불면증에 치자와 대추를 꾸준히 장복하는 것이 도움을 준다.

하고초(夏枯草)란 한약재도 또한 청열약이다. 여름이 지나면 시드는 풀이라는 의미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는 ‘꿀풀’의 꽃이삭 부분이다. 하고초는 찬 성질을 띠고 다른 한편으로는 맵고 쓰다. 하고초는 최근에 각광받는 한약재다. 주치가 나력(瘰癧)과 영류(癭瘤)다. 나력은 임파선염, 임파선종 정도쯤 되고, 영류는 갑상선종 정도쯤 된다. 이것 외에 결명자, 국화, 황금, 조구등 같은 한약재와 함께 써서 스트레스로 긴장하면 혈압이 올라가는 긴장성 고혈압을 치료하는데 중요하게 사용된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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