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대한 관심이 웰빙 열풍 속에 날로 증가하고 있다. 방송에서도 운동 관련 프로그램이 확연히 늘었다. 정형외과 전문의사의 눈에는 운동도 그냥 운동으로만 보이지는 않는 법이다. 해서 이번 칼럼은 운동에 수반되는 통증에 대해 다뤄볼까 한다.

어떤 운동이든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하다보면 운동 후에 이곳저곳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흔히 생길 수 있다. 특히 라켓이나 클럽을 이용하는 운동을 해 본 사람이라면 팔꿈치 통증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런 분들 중에는 스스로 “엘보”라는 진단을 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자가 문진을 하기도 전에 본인이 먼저 “엘보가 와서 너무 불편해 치료를 받고 싶습니다” 라든가 “엘보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도 효과가 없어서 왔네요” 등등의 이야기를 한다. 앞선 경우보다 덜 적극적인 환자들 역시 필자가 문진 및 진찰을 한 후에 “팔꿈치 힘줄에 무리가 가서 생긴 병입니다”라고 이야기하면 “엘보가 온 건가요?” 라고 반문하곤 한다. 필자 입장에서는 환자가 이 병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즉 엘보는 그만큼 많이 알려지고 흔한 병이라는 뜻이다. 물론 환자들이 표현하는 “엘보”라는 병은 정확한 병명으로 말하자면 외상과염 또는 테니스 엘보우 (tennis elbow) 이다. 외상과염은 운동과도 물론 관련이 있지만 손목, 손을 많이 쓰는 일을 하는 경우에 흔히 생긴다.

팔꿈치에 생기는 병 가운데 가장 흔하며, 대부분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다. 과다 사용으로 인해 미세손상이 생기게 되고, 회복이 안 된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계속 사용하다 보면 발병하게 되는 것이다. 병리 소견으로는 혈관섬유모세포성 증식을 보인다.

손목을 뒤로 젖히는 동작, 손가락을 펴는 동작 및 물건을 들 때 손등을 위로 하여 물건을 드는 동작 등을 할 때 팔꿈치의 바깥쪽에 뼈가 튀어 나온 부분(외상과) 주변에 통증이 주로 발생하게 된다. 해당 근육(단 요 수근신근)이 팔꿈치 바깥쪽에서부터 시작되어 손목을 건너 손바닥뼈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주로 손목을 뒤로 젖히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외상과염은 기본적으로 과사용으로 인해 생기는 병이므로, 해당 부위 및 근육에 안정을 주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다시 말해서 손목 및 팔꿈치를 쉬게 해 주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목 및 팔꿈치를 전혀 쓰지 않고 생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통증이 되도록 유발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치료를 받으면서도 과사용은 전혀 줄일 생각이 없는 환자들한테 다음과 같은 표현을 쓴다. “병주고 약주고를 계속 하고 있으니 낫지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좀 과격한 표현일 수도 있으나 이 말은 치료와 더불어 해당 부위에 휴식이 병행되어야만 그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외상과염은 운동을 많이 하는 경우에도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들 여성의 경우 가사 정도의 일을 하시는 분이라면 대개는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환자 본인의 외부 환경이 해당 부위를 쉴 수 없게 만드는 경우라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남녀를 불문하고 운동을 많이 하거나 직업적으로 해당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보존적 치료를 해도 악화되거나 증상의 호전을 보이지 않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관절내시경을 이용하여 병소(병이 있는 부위)를 제거하는 경우에 치료 결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떤 치료를 하든 간에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치료와 해당 부위의 안정이 병행되어야 좋은 치료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달려라병원 박진웅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