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JLPGA투어 다이오제지 엘리에르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시즌 7승과 함께 일본 남녀 골프투어를 통틀어 사상 최고의 상금을 획득한 이보미(27)에 대한 일본 골프팬들의 사랑이 전에 없던 새로운 현상으로 굳어지는 느낌이다.

6일 막을 내린 세계 4개 여자 프로골프투어 대항전 ‘더 퀸즈’ 대회에서 한국팀은 마지막 날 싱글매치에서 8승1패라는 압도적 성적을 내고도 종합 승점 38점으로 일본(승점 41점)에 이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더 퀸즈 대회는 한국팀의 주장인 이보미에 대한 일본 골프팬들의 사랑이 얼마나 지독한가를 재확인시켜 주는 무대가 되었다.

4개 여자 프로골프투어 대항전이긴 하지만 사실상 한일 여자프로 대항전 성격이 강해 일본 골프팬들의 응원이 일본팀에 쏠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보미에 대해서만은 승패를 떠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보미에 쏟아지는 일본 골프팬들의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표시를 보며 ‘이보미 끌림현상’으로 보아도 무방하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최근 일본판 허핑턴포스트에 실린 기사는 이보미에 대한 인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보미가 한국 출신 골퍼로서는 과거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인기를 일본에서 얻고 있다. 2010년 한국 투어에 이어 2015년에는 일본에서도 상금왕에 올랐고 일본여자 투어 최초로 획득상금 2억엔(약 18억6천원)도 돌파했다. 한·일 양국 투어 상금왕에 오른 것도 이보미가 사상 최초다. 최대의 무기인 샷의 정확성에 덧붙여,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과로 비거리까지 늘었다”고 소개하며 투어 중에 자주 일본산 장어 요리로 스태미나를 보충한다는 소식까지 전했다.

스포츠일본의 보도는 ‘이보미 끌림현상’의 강도를 짐작케 한다. “이보미는 왜 이렇게 사랑을 받는가. 골프 기술의 훌륭함, 귀여운 외모도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다. ‘칭찬 일변도’의 이야기가 돼버리지만, 항상 웃는 얼굴로 대응하는 자세에 누구나 매료되고 응원하고 싶게 되는 것 아닌가. 팬, 미디어, 누구에게도 웃는 얼굴로 대한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단정하게 대한다. 매일 그렇다. 간단하게 보이지만 여간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니 이보미를 접한 사람은 그를 ‘손이 닿지 않는 아이돌’이 아닌 ‘몸 근처에서 느낄 수 있는 보미 짱’으로 느끼는 것이다.”

고바야시 히로미(小林浩美) JLPGA 회장은 이보미에 대해 “기술·체력·정신 면에서 모두 높은 수준에 있다"면서 "그것을 보여줘야 할 때 적절히 발휘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결과를 낸 이보미는 일본 여자 프로골프 투어의 융성을 상징한다"고까지 보도했다.

지난 10월 30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트룬 골프장에서 열린 이보미 프로를 위한 일본팬 미팅에 120명의 일본 팬들이 자비로 참가한 가운데 골프 라운드는 물론 사진찍기, 사인회 등이 열렸다. 이보미가 나고 자란 고향(강원도 인제군 원통면)을 직접 느껴보고 체험하고 싶다는 뜻이었다니 이보미가 골프계의 ‘욘사마’로 부상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이보미가 내년 시즌에는 해외 메이저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할 의향이라고 하니 이보미가 일본무대를 벗어나 세계의 골프팬들을 매혹시키는 날이 기다려진다.

방민준 골프한국 칼럼니스트

(골프한국 프로골프단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방민준 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