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패모(川貝母) 주로 폐허노수(肺虛勞嗽) 치료… 절패모(浙貝母) 열담(熱痰) 노폐물 제거

요즘 역사 교과서 국정화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하다. 정부에서는 현대사뿐 아니라 고대사를 많이 편입하겠다고도 했다. 1911년에 계연수가 편찬한 <환단고기(桓檀古記)>라는 책이 있다. 이 속에는 우리나라의 고대사인 ‘삼성기, 북부여기, 태백일사’와 더불어 공민왕 12년인 1363년에 이암(李嵒)이 지었다고 알려진 ‘단군세기(檀君世記)’가 수록되어 있다. 다수의 역사학자들은 이를 고조선의 역사 기록물로 보지 않고 환단고기를 편찬했던 ‘계연수’의 창작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서 작년에 설립된 ‘세계환단학회’는 ‘단군세기’가 창작물이 아니라 역사 기록물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고조선의 영향력 아래 있던 요서지방 대전자(大甸子)에서 납으로 주조된 ‘개호주 조개’ 모양의 화폐가 출토되었고 그것이 단군세기에 기록되어 있다는 점을 들었다. 개호주는 ‘호랑이 새끼’란 뜻으로 조개가 호랑이 새끼의 이빨 모양을 가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마도 단군세기가 고대사에 편입되면 중국과의 또 다른 고대사 역사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결혼식 패물(佩物)은 금은옥으로 만든 장식물을 나타내며, 발음이 같은 패물(貝物) 또한 산호, 호박, 수정으로 만든 진귀한 물건이란 뜻으로 둘 다 진귀하고 값비싼 물건으로 상통한다. 패모(貝母)라는 한약재가 있는데 진귀한 것(貝)으로 으뜸(母)이 된다는 뜻이다. 실재로 많이 비싸다. 패모는 천패모(川貝母), 절패모(浙貝母)로 나누어진다. 천패모는 3000m정도의 고산지대에 서식해서 주로 중국에서 생산되며, 절패모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이나 중국에서 재배되는데 원산지가 중국 절강성 상산이라 이명으로 상패(象貝)라고 한다. 서식환경이 다르므로 패모(貝母)라는 이름은 같지만 당연히 쓰임새가 다르다.

천패모(川貝母)는 성질이 약간 차갑고(微寒) 독이 없으며(無毒) 맛은 쓰고 달다.(苦甘) 끈적거림이 절패모(浙貝母)보다 커서 열로 인해 폐가 건조하고 습윤이 없을 때 발생하는 컹컹대는 마른 기침(肺熱燥咳)과 일을 많이 하고 과로해서 발생한 조열(燥熱)때문에 폐의 진액이 말라서 발생한 기침인 폐허노수(肺虛勞嗽)를 주로 치료한다. 천패모는 몸이 과로로 처지거나, 오랫동안 계속된 감기로 인해 폐의 진액이 말라서 건조해져서 가스교환이 안 되어 발생한 기침을 주로 치료하므로 약간 허증(虛證)에 많이 사용한다.

절패모는 천패모에 비해 성질이 차고(寒), 독은 없으며 맛이 쓰다(苦). 고한(苦寒)은 대열을 주로 끄는 데 사용되므로 천패모보다 실증(實證)에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폐에 열담(熱痰)으로 인해서 생긴 노폐물을 열을 식히고 가래를 잘라내서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능이 탁월해서 누런 가래로 인한 기침이나 폐옹(肺癰), 유옹(乳癰)등에 많이 쓰인다. 반하(半夏)와 패모(貝母)는 둘 다 담음을 없애는 탁월한 효능이 있지만 그 성질이 정반대라 확실하게 구별하지 않고 쓰면 큰일 날 수 있는 한약재다. 반하(半夏)는 맛이 맵고, 성질은 따뜻해서(辛溫) 차가운 기운 때문에 진액이 가래가 되었거나(寒痰), 물을 많이 섭취하거나 해서 묽은 가래(濕痰)가 특징적으로 나타날 때 건조한고 매운 성질로 데워주고, 물을 말려주고, 가래를 삭혀준다. 반면 패모(貝母)는 성질이 차고 쓴 맛이라(苦寒) 폐가 열 때문에 진액이 졸여져서 마른가래가 생겼거나(熱痰, 燥痰) 그로 인해서 기침이 그치지 않을 때 물을 대줘서 폐를 촉촉하게 하고 가래를 없애줘서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대개 한약재를 공급하는 제약회사에 패모를 시키면 절패모가 들어온다. 천패모는 행인 맥문동, 자완등과 함께 써서 오래된 감기로 폐의 진액이 말라버려서 발생한 기침을 치료한다. 사삼, 맥문동, 천문동도 함께 써서 기침을 치료하고 역시 미끈거리는 성질이 강한 지모(知母)와 이모환(二母丸)을 구성해서 폐의 윤기를 보태준다. 절패모는 오적골(갑오징어 뼈)와 오패산(烏貝散)을 만들어 공복에 칼로 베는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에 많이 쓰인다. 백지(白芷)와 지패산(芷貝散)을 만들어 유방암을 치료하고 현삼, 모려와 함께 소라환(消瘰丸)을 만들어 담핵(痰核)으로 생긴 유방암, 나력(瘰癧, 연주창)을 치료한다.

김철규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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