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서울대 자연계열에 입학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었던 책 1위에 꼽힌 것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란 책이다. 이 책은 1976년에 출간되었는데 리처드 도킨스를 평범한 동물학자에서 세계적인 과학 저술가로 만들어준 책이었다. 그 책을 출간할 때만 해도 대중들은 ‘유전자’가 뭔지도 잘 몰라서 대부분 낮 설어 했다. 실은 이 책 자체도 리처드 도킨스 자신의 책 이라기보다는 그 이전의 유전자에 관한 연구결과를 편집하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모든 유전자는 여건이 주어지는 대로 틈만 나면 자신을 복제해서 자신과 같은 후손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역으로 유전자가 우리를 생존기계로 선택해서 후손에게 유전자를 전해 주도록 한다는 것이다. 생존기계인 모든 생명체는 사라지지만 유전자는 대를 이어 전해진다는 것이다. 우리 몸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우리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엽록체 안에 있는 시아노 박테리아의 후손들이 식물을 지배하는 것과 유사하게 우리는 그들의 놀이터요 식민지라는 말뜻과 다르지 않다. 이런 의미로 본다면 모든 생명체는 단지 유전자를 일시적으로 실어 나르는 생존기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생명체간의 우열을 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될 수 있다. 모든 생명체는 동등하다는 것을 말할 수 있다. 연인들이 부르는 모든 아름다운 사랑 노래와 멋진 구애와 두근거림은 좋은 짝을 만나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잘 전해주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강간이란 범죄도 깜냥이 안 되는 사람이 자신의 유전자를 우월한 배우자에게 실어서 후대에 남기려고 하는 거대한 유전자의 이기적인 행동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과거의 영토전쟁이나 다른 형태의 전쟁도 기실 남자의 수를 조절해서 자신들의 씨앗을 널리 퍼트리기 위한 것이라고 보여 진다. 오늘의 주제는 삽정축뇨지대약(澀精縮尿止帶藥)이다.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인 유전자가 가득 차 있는 정액을 줄줄 흘리며 다니는 것을 유정(遺精) 혹은 활정(滑精)이라고 하고 이걸 치료하는 한약이 삽정약(澀精藥)이다. 또 소변을 줄줄 흘리고 다니는 유뇨(遺尿)나 소변을 참지 못하고 들락거리는 소변빈삭(小便頻數)이라 하고 이것을 치료하는 한약이 축뇨약(縮尿藥)이다. 또한 여성들의 질의 분비물에 이상이 와서 발생하는 것을 대하(帶下)라 하고 이를 치료하는 한약을 지대약(止帶藥)이라고 한다. 이들은 땀을 틀어막는 지한약(止汗藥)이나 설사를 치료하는 지사약(止瀉藥)보다 훨씬 더 몸이 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하는 한약들이다. 연(蓮)은 많은 부분이 한약재로 쓰이는 데 특히 씨앗인 연밥을 연자육(蓮子肉)이라 부른다. 연자육을 쪼개보면 배아(胚芽)가 나오는데 이를 연심(蓮心)이라하고 가슴의 응어리 진 것을 풀어주는 청심제번(淸心除煩)의 효과가 있고, 연꽃의 꽃술을 연수(蓮鬚) 즉 연의 수염이라고 부르는데 심신을 굳건히 해서 삽정지혈의 효과가 있다. 뿌리는 우절(藕節) 편에서 이미 말한바 있다. 연자육은 설사를 거두어 들여 지사(止瀉)하고, 정액이 새지 않도록 더욱 고정시켜주며, 심장으로 들어가 마음을 편하게 해서 불안해서 잠을 못자는 것을 치료한다. 연자육은 대표적인 태음인의 한약이다. 태음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변이 묽어져서 설사가 되거나 아니면 딱딱해져서 변비가 된다. 변비가 될 때는 칡(갈근, 葛根), 황금, 고본이 들어있는 청폐사간탕(淸肺瀉肝湯)을 쓰고 설사를 할 때는 산약(山藥, 마), 연자육이 들어 있는 청심연자탕(淸心蓮子湯)을 쓴다. 인삼, 백출, 복령과 함께 쓰면 입맛이 없으면서 설사(泄瀉)를 하는 것을 치료한다. 맥문동, 백복신, 원지, 조구등, 백자인 같이 가슴을 진정시키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한약과 같이 써서 불면증이나 가슴이 뛰는 심계현상을 치료한다. 연꽃과 이웃사촌인 가시연꽃의 씨앗 또한 감실(芡實)이라는 한약재이고 효능도 연자육과 비슷하지만 많이 쓰이지는 않는다. 감실과 산약(山藥, 마)은 약효가 거의 비슷하나 신약은 몸을 보(補)하는 효능이 더 강하고 감실은 거두어 들이는 수삽(羞澀)하는 효능이 뛰어나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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