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중에 복분자란 말만 들어도 뭔가 건강해지고 정력이 샘솟는 듯한 느낌을 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해준 “복분자를 장복하면 오줌발이 세져서 요강이 뒤집어 진다.”는 말도 자연스레 떠올리면서 말이다. 정력은 남자다움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 환자들도 가끔 야관문, 음양곽(삼지구엽초), 동충하초, 상황버섯, 복분자에 대해서 어떻게 해서 먹어야 정력이 왕성하게 되는지 물어온다. 본인이 샀다고 하기에는 너무 머쓱해 보여서 반드시 지인이 선물을 했다는 말을 첨언한다. 그러면 “정력을 좋게 하는 건 삼시새끼 보약인 밥을 여러 가지 반찬이랑 잘 먹고, 적당히 운동을 해서 잘 소화시키고,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재 때 관리하고, 본부인 외에 애인에게 정력(精力)을 소모하지 않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아마 100살에도 아이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정력이 왕성해질 겁니다.”라고 하면 백이면 백 모두 “그걸 누가 몰라”라고 말한다. 건강은 습관이고 말이 아니고 실천이다. 또 정력제를 원하면 반드시 한 가지 한약만을 복용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말을 필자는 입에 달고 산다. 적어도 기혈(氣血)과 음양(陰陽)중에 뭐가 약한지 보고 거기다 정력제를 가미해야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눈에 가시가 박힐 정도로 칼럼에서 말한바 있다. 복분자는 화동복분자(華東覆盆子)의 과실이 녹색에서 녹황색으로 반 쯤 변했을 때 수확해서 말려서 한약재로 쓴다. 복분자는 덤불나무인 딸기나무에서 나온다. 산딸기도 나무 형태가 비슷해 복분자라고 오해하기 쉽다. 복분자는 나무줄기가 희고 손으로 줄기를 만져보면 손에 흰 가루가 만져지는 특징이 있으며 딸기의 색깔이 푸른색에서 붉은색, 검은색으로 점차 변하는 특징이 있는 반면 산딸기의 열매는 익어도 검은색으로 변하지 않는다. 늦봄에 우리나라 들녘을 가득매우는 뱀딸기는 복분자와 비슷하지만 나무가 아닌 여러해살이 풀이다. 복분자는 성질이 따뜻하고 달며 시큼하다.(溫甘酸) 간신(肝腎)과 방광경으로 약효가 전달된다. 정력은 간신이 담당하므로 정력제로 소개된 것 같다. 따뜻한 기운은 신장의 양기(陽氣)를 북돋우고 시큼한 맛은 수렴시키는 역할이 있어 정력이 쉽게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단단하게 잘 갈무리하고, 방광경(膀胱經)으로 들어가서 오줌을 줄줄 흘리고 다니는 것을 틀어막는다. 성적인 흥분됨이 없이 정액이 자신도 모르게 찔끔 나오는 것을 유정(遺精)이라 하고 오줌을 찔끔 흘리는 것을 유뇨(遺尿)라고 하는데 둘 다 치료한다. 또한 정력을 증강시키므로 정부족(精不足)으로 발생한 발기부족인 양위(陽痿)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양위는 양물(陽物)이 시들어 버렸다는 뜻이다. 또 아이들이 오줌을 지리거나 밤에 이불에 지도를 그릴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양위에는 육종용, 보골지 등과 함께 쓴다. 꿈속에서 사정하는 몽유활정(夢遺滑精)에는 토사자, 오미자, 육종용 등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아이들 오줌을 지려 지도를 그릴 때는 상표초, 토사자, 익지인, 보골지 등과 함께 쓴다. 상표초는 사마귀로 동물성 한약재다. 해표초(海螵蛸)는 갑오징어 안에 있는 단단한 뼈다. 흔히 오적골(烏賊骨)이라고 많이 불린다. 바다에 있어서 짠맛이 돌고 칼슘이라 꺼끌꺼끌하다.(鹹澀) 강력한 수렴제라 욕창(褥瘡)이나 창양(瘡瘍, 종기)부위에 붙여두면 종기를 강력하게 빨아당겨 상처를 아물게 한다. 대하(帶下)도 유정(遺精)도 역시 같은 원리로 치료한다. 뼈라서 탄산칼슘이 85%가량 포함되어 있는 강력한 알칼리성이다. 이 말은 강력한 천연 제산제의 약효가 있다는 뜻이다. 한 밤에 속이 칼로 베는 듯한 위장의 통증이 있으면 대개 암포젤-엠이나 겔포스 등으로 위벽을 코팅해서 위산이 위장 벽의 살을 부식시키는 것을 막는다. 오적골은 이 때 사용되는 제산제다. 누누이 밝히지만 오적골 하나로는 안 된다. 그래서 만들어진 처방이 오패산(烏貝散)이다. 이 처방은 경희대 한방병원 원내처방으로 잘 듣는다. 하지만 장복하면 꺼끌꺼끌한 성질 때문에 대장에 적체가 일어나 변비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대장을 매끄럽게 하는 윤장(潤腸)한약과 함께 사용된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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