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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보트 오가는 '남국의 베네치아'

인도 꼴람
인도 남부 꼴람의 풍광은 요지경 속이다. 운하가 흐르는 길에는 집채만한 하우스 보트가 다니고, 수로에 기대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득한 일상이 펼쳐진다. 델리, 뭄바이 등으로 대변되는 인도 중북부와는 완연히 다른 세상이다.

남인도 꼴람(Kollam)의 물길은 수로인지, 호수인지 구분이 안된다. 배를 타고 물 위로 나섰을 뿐인데 수평선사이로 미로가 이어진다. 지난밤 공항에서 조우했던 사람들과는 다른 외모의 순박한 어부들이 간간히 배 앞을 가로지른다. 육로가 닿지 않는 외딴 마을과 아담한 수상시장도 모습을 드러낸다.

남인도의 길목에서 느끼는 단상은 사람들의 외관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인도 북부의 희고 훤칠한 아리안계가 아닌, 남부의 전형적인 짤막하고 검은 피부의 드라비다계다. 생긴 것으로만 따지면 인도양 몰디브나 스리랑카 사람들과 오히려 더 가깝다.

1박 2일 이어지는 수로 투어

예전부터 향신료 무역의 주요 거점이었던 남인도는 수상 교통이 발달한 곳이다. 수십여개 지류의 강과 운하가 대륙을 가르고 있다. 덩치 큰 배들이 운하를 오가는 정경은 ‘남국의 베네치아’마저 연상시킨다. 드넓은 물길에 나무로 만든 전통배들이 빼곡하게 다니는, 인도의 타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들이다.

긴 수로는 꼴람에서 알라뿌자, 꾸마라콤까지 이어진다. 배로 쉼없이 내달려도 1박 2일이 꼬박 걸리는 거리다. 이 일대의 주민들은 육로교통 보다는 수로가 오히려 익숙하다. 물가에는 수상시장이 들어서 있고 마을 역시 대부분 운하 옆에 기대고 있다.

배를 타고 지나면 수로에 의지해 사는 남부 인도사람들의 모습이 하나 둘 베일을 벗는다. 아낙네들은 빨래를 두들기고 설거지를 한 뒤 천연덕스럽게 목욕을 한다 그 물에 양치질을 하는 남자들도 있다. 호수같이 넓던 물줄기는 두 배가 간신히 오갈 정도로 좁아지기도 하고, 강둑으로는 한가롭게 소들이 손에 잡힐 듯 지나치기도 한다. 모두가 평화롭고 정겨운 모습이다.

쌀 수송선 개조한 풍뎅이 배

미로같이 얽힌 수로에는 스네이크 보트 등 긴 나룻배와 여행자들에게 하우스 보트로 통칭되는 풍뎅이처럼 생긴 배들이 오간다. 꼴람 선착장에는 강변 가득 집들이 물 위에 둥둥 떠 있다. 이 집들은 남인도 께랄라주의 명물인 하우스 보트들로 배들은 날렵하기 보다 웅크린 벌레같은 모습이다.

이곳 사람들에게 '케투발롬'으로 불리는 하우스 보트는 원래 물길을 오가던 쌀 수송선을 개조한 것으로 대나무로 지붕을 이어 우아한 멋을 전한다. 수십여m 길이의 보트에 올라서면 없는 게 없다. 수로여객선의 최고급 결정판이다. 부엌과 거실, 방에는 에어컨도 갖춰져 있다. 배들 역시 외관이 형형색색이어서 각자가 개성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하우스보트에 머물며 1박 2일 수로 투어를 하거나 현지 수상시장에서 생선을 구입해 즉석에서 요리를 해 먹는 것은 색다른 체험이다. 배 위에서 하룻밤을 묵었다면 새벽녘 보트 옆으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감동에 잠시 호흡이 멎을 수도 있다.

약초 오일을 이용한 전통 치료인 아유로베다 역시 꼴람 일대 이곳 남인도가 근원지다. 최고의 힌두사원으로 꼽히는 스리 빠드마나바스와미 사원도 남인도 트리밴드럼에 자리잡고 있다. 10억 대륙의 끝자락, 남인도에서 맞닥뜨리는 풍경들은 이렇듯 이채로운 것들로 꼼꼼하게 채워진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

여행메모

▲가는 길=인도 항공사인 제트 에어웨이스 등이 홍콩을 거쳐 뭄바이를 경유한뒤 코친까지 항공편을 운항중이다. 싱가포르와 첸나이를 경유하는 방법도 있다. 코친에서 꼴람까지는 투어버스를 이용해 육로로 이동한다. 인도 입국시에는 별도의 비자가 필요하다.

▲먹을 거리=인도 북부의 주음식인 밀인데 반해 남인도는 쌀을 많이 먹는다. 쌀가루를 얇게 부친 아팜에 이곳 향신료인 맛살라 카레를 곁들여 먹는게 일반적이다. 하우스보트를 이용할 경우 수상시장에서 민물가재를 구입해 구워먹는 것도 독특한 체험이다.

▲기타정보=남인도 일대는 인도에서 가장 진보된 지역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문맹률이나 유아사망율은 낮고, 평균수명은 높다. 이곳은 향신료의 고장답게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향신료를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통화는 루피화를 사용하며 호텔 등에서 편리하게 환전이 가능하다. 전원기구를 사용하려면 멀티 커넥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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