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에서 5세 사이의 아이가 경미한 열과 인후통을 호소한다면? 더구나 음식을 잘 못 먹는다면? 이 때 부모들은 대개 단순 위장염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아이의

목과 손, 발을 잘 관찰해야 한다. 그래야 여름철과 초가을에 유행하는 무서운 전염병인 수족구병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수족구병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손, 발, 입에 특징적인 피부 병변이 생기는 병이다. 빨간색 경계선이 있는 쌀알 크기의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게 된다. 엔테로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폴리오바이러스 등의 장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이 중에서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다.

이 바이러스가 혈액으로 들어가면 발열, 피곤함 등의 증상이 생기고, 피부로 가면 물집과 발진을 일으키는 수족구병이 된다. 심한 경우에 심장이나 뇌로 가면 치명적인 심근염이나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2009년에 무려 115만 명의 환자와 353명의 사망자가 있었고, 국내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하여서 2009년 6월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었다.

전염 경로는 환자의 변이 일상의 생활 도구나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오거나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 타인의 입으로 들어오거나, 환자의 피부 물집에 직접 접촉하여 들어오게 된다.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가 높고, 어린 나이부터 아이를 보육 시설에 맡기는 경향이 있어 수족구병이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휴가철인 7-8월에는 피서지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일이 많으므로 전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족구병은 아직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위생이 매우 중요하다. 영유아는 외출 전 · 후, 배변 후, 식사 전 · 후로 손을 자주 씻도록 하고, 보호자는 영유아가 자주 사용하는 장난감, 놀이기구 등을 자주 소독하여서 깨끗이 유지하여야 한다.

특히 소아과, 어린이집, 유치원, 산후 조리원 종사자들은 영유아와 접촉하는

빈도가 많은 만큼보다 더 철저하게 손을 씻어야 하며, 수족구병이 의심되는 아이가 있으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도록 하고 확진이 되면 전염되지 않도록 자가 격리하여야 한다.

입의 수포성 발진은 주로 과 입 안의 볼 쪽에 생기지만 혀, 입천장, 에도 생길 수 있다.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1주일 정도 지나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입안의 수포들이 터져서 궤양이 생기면 삼킬 때 큰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 경우 밥은 물론 물도 잘 마시지 못하게 되어 탈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수족구병으로 궤양이 생기면 뜨겁거나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대신 죽이나 주스, 과일 등 소화가 잘 되는 음식물을 차게 해서 먹는 것이 좋으며, 따뜻한 물보다는 차가운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탈수가 심하게 진행되면, 혀와 입술이 마르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며 소변량이 감소하고 울어도 눈물이 잘 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하여서 수액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또한 열이 심하여서 열성 경련이 일어나거나, 머리가 아프고 토하거나 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면 뇌수막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의사와 상담하여야 한다.

달려라병원 최홍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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