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파도 위에 덧씌워진 열망

풀빌라, 서핑 등 인도네시아 발리를 단장하는 언어들은 명료하다. 발리는 한때 허니문 열망지로 명성을 떨쳤고, 유러피안들 사이에 최고의 휴양지로 추앙받는 곳이다.

닭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는 발리에서 발목 아래 부위의 땅에 해변들은 밀집해 있다. 실상 짙푸른 바다만 탐닉하려는 여행자라면 굳이 발리로의 발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연두빛 라군으로 치자면 몰디브가 한 수 위고 바다색으로 따지면 사이판, 필리핀 보라카이 등이 어깨를 겨룬다. 발리여행은 푸른 파도 위에 덧씌워진 무엇, 그 무엇 때문에 발길을 이끈다.

짐바란에서 이어지는 서핑포인트

숱한 발리의 바다 중 가슴에 남는 해변은 짐바란이다. 짐바란 일대는 본래 어부들의 삶터였다. 짐바란의 끄동안안 어시장과 시장에 기댄 해산물 레스토랑은 여행자들의 단골 방문코스다. 번잡한 식당가를 벗어나 포구를 끼고 돌아서야 짐바란의 아름다운 바다는 실체를 드러낸다. 아침 무렵 햇살을 머금은 짐바란 해변은 고깃배가 너울거리고, 어부들이 그물을 던지는 아득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발랑안, 드림랜드, 임파서블 비치 등은 짐바란 남서쪽으로 연결되는 해변이자 서핑 포인트다. 서핑보드를 모터사이클에 매달고 거리를 질주하는 이방인들을 발견하는 것은 이 길목에서 낯선 광경이 아니다.

그 끝자락에 매달린 빠당빠당비치는 아담한 해변과 에메랄드 빛 바다색으로 이목을 끈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배경이 된 빠당빠당 비치는 기암괴석까지 어우러져 포근한 안식을 준다. 발리 최남단 서쪽에는, 파도가 부딪치는 100m 수직 절벽 위 울루와뚜 사원이 외롭게 절경을 만들어낸다.

쇼핑과 클럽의 아지트 ‘스미냑’

발리의 번화가들은 청춘들의 아지트로 손색이 없다. 배낭여행객과 서퍼들이 몰려드는 쿠타비치 일대는 ‘잘란 르기완’, 뽀삐스 거리 등이 연결되는 뜨거운 공간이다. 이 일대 거리는 주말이면 옴짝달싹 못하는 체증을 빚어내고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서울의 강남격인 스미냑은 부띠끄숍과 클럽, 레스토랑들이 밀집된 발리 쇼핑과 다이닝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발리의 번화가든, 외곽 허름한 가게든 상점 앞에는 꽃과 음식을 담은 작은 접시가 놓여 있다. 이 작은 접시를 ‘짜낭사리’라 부르는데 하루에 세번 제물을 놓는 일종의 종교의식이다. 발리 사람들은 꽃잎에 물을 뿌리며 “오늘도 어제 같게만 해달라”고 소박한 염원을 빈다. 인도네시아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 주민들의 종교는 힌두교가 주를 이루다.

현지인들이 찾는 음식점은 가격도 싸고 맛도 탁월하다. ‘와룽’은 현지인들이 찾는 백반집 같은 곳으로 진열장에 생선튀김, 국, 밥 등을 골라먹는 빠당 푸드를 맛볼수 있다. 여기에 발리식 아이스티인 ‘에스떼’ 정도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볶음 국수인 미고렝 역시 현지인의 일상식이며 꼬치인 사테, 구운 통돼지인 바비굴링 등도 놓치기 아쉬운 별미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가는길=인천에서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 대한항공 직항편이 운항중이다. 발리는 제주도의 세배 규모로 꽤 이동시간이 긴 편이다. 번화가에서는 택시 이용이 가능하며 여행지간 이동 때는 쁘라마 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숙소=숙소는 천차만별이다. 쿠타비치 인근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밀집해 있다. 스파와 풀빌라를 갖춘 숙소들도 해안가에 다수 위치했다. 최근에는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채플을 갖춘 숙소가 인기이며 현지에서 스몰 웨딩을 위해 찾는 청춘들도 늘고 있다.

▲기타정보=고급 스파숍들은 자체 수영장을 갖춘 곳들도 있어 마사지와 휴식을 동시에 겸할수 있다. 환전은 시내 번화가 환전소에서 달러, 유로 등으로 쉽게 교환이 가능하다. 발리 차량의 운전석은 오른쪽으로 초보운전자라면 렌트카 이용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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