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진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았던 낯익은 환자였다. 퇴행성 관절염 상태를 확인하고 현재 염증 상태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려드리고 연골주사치료를 권했다. 알겠다는 말하자마자 그 환자는 갑자기 “인보사 아세요? 그거 언제 나와요? 이제 주사로 관절염 치료하는 시대가 오는 거죠?” 라고 물었다.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유전자 치료를 통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가 개발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직 제대로 임상시험을 통과도 못한 제품이기에 큰 관심이 없었던 터라 약간 부정적인 뉘앙스로 대답을 해드렸었다.

그런데 얼마 전 TV뉴스에서 이 제품이 그 힘들다는 임상 3상 시험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심 놀랐다. 진짜로 주사치료로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막고 그 통증에서 꺼내줄 수 있는 방법이 이렇게 빨리 현실화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주사제의 역할을 보면 우리 몸에서 염증이 진행하면 염증 악화에 영향을 주는 M1-대식세포라는 세포가 주로 많이 늘어나는데 이를 억제하고 항염증 반응에 도움을 주는 M2-대식세포가 많이 늘어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하면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과 동시에 관절염의 추가적인 악화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주사제 역시 염증 감소에 주목적을 두고 개발되었다. 많은 이론과 실험을 통해 염증을 억제하고 생활 중 통증을 막고자 했었지만 실패로 끝난 주사제 역시 수도 없이 많다. 그 중 살아남아 현재까지 많은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효자가 바로 연골주사다. 하지만 연골주사의 염증감소 효과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절염이 진행하면서 생기는 통증, 부종 등으로 결국 수술적 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이들은 의학기술이 발전하는 21세기에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고전적인 치료 외의 방법이 없는지를 궁금해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던 중 나온 정말 낭보 중의 낭보가 이번 유전자 치료 주사인 인보사다.

물론 인보사에도 한계는 분명히 있다. 관절염의 근원이 되는 닳아 없어져버린 연골을 다시 되살릴 수는 없다. 그리고 연골의 추가적인 닳아 없어짐 즉 퇴행성 관절염의 악화를 막는다는 것 또한 좀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확실히 입증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이제까지 계속적인 소염진통제와 몇 달에 한 번씩 계속 맞아야 하는 주사의 스트레스에서 환자들을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의의와 고마움은 칭찬을 들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지금도 연골 재생을 위한 주사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무릎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사들은 모두 마음 속으로는 믿지 않았다. 그럴 수 없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카티스템이 우리의 생각을 한 번 바꾸어 놓았고 인보사가 그 바뀐 마음에 불을 질렀다. 진짜로 주사만으로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세상이 올 것만 같다.

수술만 하지 않고 살면 좋겠다고 하는 그 많은 환자들을 이제 어쩔 수 없다 위로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지금부터도 기분이 좋아지려고 한다. 물론 아직은 오지 않은 미래이기에 지금까지 나온 치료방법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기본이다. 떨어질 감을 기다리면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그러면서 지금도 최신 기술을 접목시켜 관절염의 치료를 위해 애쓰는 많은 의학자, 과학자 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정말 감사합니다.)

달려라병원 손보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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