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에 대한 흔한 궁금증 (2)

지난 추석 연휴는 무척이나 길었다. 이렇듯 긴 연휴를 이용한 수술이라면 대개 미용과 관련된 것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어서 정형외과 병원에도 종종 연휴기간 동안 수술을 하는 환자들이 있다. 40대 남자환자가 바로 그런 경우. 2년 전에 무릎 주변 골절로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무릎 내측으로 금속판이 돌출되어 있다며 제거수술 상담을 받으러 왔다는 것.

“부러진 뼈는 다 나아서 괜찮은데 가끔씩 툭 튀어나온 부위를 책상 같은데 부딪히면 무척 아프고, 몸 안에 금속이 계속 있다고 하니 아무래도 좀 신경이 쓰여요.” 라며 긴 연휴 동안에 제거수술을 하려고 내원하신 것이다. 골절이라 함은 뼈의 연속성이 소실된 상태를 말한다. 지난 번 연재 때 골절의 흔한 궁금증 세 가지를 소개 드렸는데 (1. 수술해야 붙나요?, 2. 뼈를 빨리 붙이는 약?, 3. 엑스레이에 뼈가 붙은 게 보이나요?), 오늘은 수술 후 생기는 흔한 궁금증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수술하고 나서 철심(금속 내고정물)을 빼야 하나요?

철심은 대개 몸 안에 고정하는 “금속 내고정물”을 총칭하는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구체적으로 금속 나사못, 금속판, 금속정 등으로 모양이나 목적에 따라 세부적 명칭은 다르지만 정확하게는 “금속 내고정물”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 말이다.

제거 수술을 고민할 때는 몇 가지 고려할 점들이 있다. 먼저, 금속 내고정물을 제거하는 것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처음 수술할 때만큼 규모가 큰 수술은 아니지만, 마취 및 피부절개를 통하여 수술 부위로 다시 접근해야 한다. 두 번째, 비록 금속 내고정물을 몸 안에 두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매우 드물지만 수술한 같은 부위에 또 다른 골절이 발생할 경우 주변 조직을 더 상하게 할 위험이 있고, 금속 내고정물 주위에 감염증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이러한 상황은 드물게 생긴다.

결론적으로,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도 금속 내고정물로 인한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허벅지처럼 연부조직(근육, 지방층)이 두꺼운 부위는 별문제가 없지만, 발목이나 정강이처럼 피부 밑으로 단단한 뼈가 만져지는 부위는 불편한 증상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불편한 증상은 돌출된 금속으로 인하여 외부자극 혹은 주변의 힘줄이나 인대에 반복적으로 기계적 자극이 유발되어 생길 수 있다.

금속 내고정물을 제거하기 힘든 위치 또는 위험한 부위는 그냥 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골반골 골절로 인한 금속판 고정술이나, 팔꿈치 아래 전완부 골절 이후의 제거수술은 주변의 신경이나 혈관들이 다칠 위험이 비교적 큰 부위기에 무리하게 제거수술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금속 내고정물과 주변의 조직들이 유착되어 있어 수술과정이 힘든 경우 또한 그렇다.

만약 제거수술을 한다면 대략 1년반 ~ 2년 정도가 지났을 때 계획하는 편이 좋다. 너무 일찍 제거하면 같은 부위의 재골절이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쇄골 같은 부위는 재골절이 종종 생길 수 있는 부위니, 충분한 기간이 지났을 때 주치의와 상의하여 제거하는 것이 좋다. 너무 늦게 제거하는 것 또한 좋은 것은 아니다. 요즘은 티타늄 합금 재질의 금속판을 많이 쓰고, 나사못 또한 금속판 자체에 고정되는 잠금 나사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이 오래 경과할수록 금속이 뼈에 너무 단단하게 고착되어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2. 뼈가 붙었으면 다 나은 것이 아닌가요?

여기에 대한 대답은 “다 나은 것은 아니다” 이다. 뼈가 부러졌다면 대개 외상의 강도가 큰 것으로 판단한다. 물론 노인의 골다공증성 골절은 주저앉는 것처럼 약한 외력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뼈가 부러지는 것은 외부의 강한 에너지가 몸에 전달되어 발생한 것으로 뼈 뿐만 아니라 주변의 근육과 힘줄, 인대 같은 조직들도 같이 다친다. 그리고 뼈가 붙기 까지는 수 개월의 시간이 걸리고 이 기간 동안 골절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 몸에는 관절운동 범위의 감소, 근육의 소실 등 여러 가지 손실 변화가 생긴다. 뼈는 붙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불편한 이유는 바로 위와 같은 이유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다리 뼈가 부러지면 몸을 지탱하고 서 있기조차 힘들다. 따라서 뼈를 붙이기 위해 얼마간은 석고붕대(기브스)로 고정도 하고 목발도 사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관절들은 움직임을 제한받고 근육들은 적게 쓰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손실을 보게 된다. 따라서 뼈가 붙으면 그 동안 관심을 덜 기울였던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부러지지 않은 발목이나 무릎도 한 달만 석고붕대(기브스)를 해서 못 움직이게 하면 관절이 뻣뻣해 진다. 그러므로 뼈가 잘 붙어가고 관절운동이 가능한 시기가 되면 적극적으로 관절을 움직이는 재활운동, 도수치료를 해야 한다. 그 다음은 근력이다. 목발을 사용하는 중에라도 침대에 누워서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하며, 뼈가 다 붙고 관절운동이 수월해지면 본격적인 근력강화 운동을 해야 다치기 전처럼 건강하게 지낼 수 있고, 이 시기가 되어야 다 나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골절은 모든 연령에 걸쳐서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정형외과의 다른 퇴행성 질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젊고 활동적인 인구에서 자주 생긴다. 따라서 정확한 치료 후에 다시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의 목표점은 퇴행성 질환보다 높아야 한다. 많은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자주 궁금해 하시는 골절에 관련한 내용을 두 번에 나누어 말씀 드리면서 이 글을 마친다.

달려라병원 김동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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