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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의학272] 보음약(補陰藥)-상심자(桑椹子)

고려후기 문익점이 목화를 들여오기 전 평민들의 겨우살이는 어땠을까? 주거시설이라고 해봐야 나무기둥을 세우고 벽면은 흙으로 메우고 위에는 볏단을 펼쳐서 지붕을 만들어 간신히 눈비와 추위를 피하는 초가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 복식자료는 여기저기 찾아 보려고 해도 왕족이나 귀족에 국한되어 조금 남아 있을 뿐 평민의 복식자료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목화솜이 전래된 이후에는 목화솜으로 실을 잦아 천을 만들어 무명옷을 지어서 그 속에 목화솜을 넣으면 훌륭한 방한복이 되었던데 반해 그 이전에는 옷감이 모시나 삼베가 아니면 비단밖에 없었던 터라 평민들은 언감생심 감히 고가의 비단옷은 꿈도 못 꾸고 한겨울에도 찬바람이 일방 통행하는 모시나 삼베옷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살을 에 이는 추위를 온몸으로 견뎌 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서 고려시대 전시과제도의 영향으로 관리는 시지(柴地)에서 손쉽게 겨울철 땔감을 조달한 것과는 달리 일반 백성은 한 겨울에도 함부로 나무를 베어 땔감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언 몸을 녹일 최소한의 권리도 허락되지 않은 듯하다.

어렸을 때 맛있게 먹었던 번데기 맛을 못 잊어 가끔 사먹곤 하는데 메뚜기, 개구리 뒷다리도 먹었다고 하면서 번데기를 아이들에게 권하면 기겁을 하고 놀라 자빠지면서 줄행랑을 친다. 누에가 탈피하려고 만들어 놓은 고치에서 실을 뽑아 비단을 만드는 과정이 길쌈이고 삼국시대 때부터 왕비가 주축이 되어 전 국가적으로 장려한 일이다.

누에를 키우려면 뽕나무가 필요하다. 뽕나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도 버릴게 없는 인간에게는 꼭 필요한 식물이다. 잎인 상엽(桑葉)은 발산풍열약으로 감기 걸렸을 때 열을 내리는데 사용되고, 잔가지인 상지(桑枝)는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서근활락약이며, 뿌리 껍질인 상백피(桑白皮)는 기침이나 천식에 사용되는 지해평천약이고, 뽕나무 겨우살이인 상기생(桑寄生)은 뼈에 바람이 든 것을 치료하고 최근에는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다.

오늘 소개할 한약재는 뽕나무의 열매다. 우리가 흔히 ‘오디’라고 부른다. 오뉴월이 되면 지천으로 깔려있는 뽕나무마다 검은색의 오디가 열리고 주인 모르게 그걸 따먹은 모든 공범들은 반드시 그 일을 주관한 손이나 입가에 검은색 흔적을 남긴다. 한번 입에 대면 계속 따먹게 되는 마성의 맛을 지닌 오디가 흔히 말하는 정력제라고 하면 독자들은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맛있고 그리고 정력까지 좋아진다니 일석이조라서 말이다. 오디는 검은색이 되어 농익었을 때 따서 식용으로 먹지만, 상심자란 한약재로 쓸 때는 검은색과 빨간색이 함께 있을 때 채취해서 쓴다. 여느 보음약처럼 성질이 차고 끈적임이 있고 맛은 달고 시큼하다. 시큼한 맛은 살짝 덜 익어서 나오는 맛이다. 심간신(心肝腎)으로 약효가 발현된다. 주된 효과는 음(陰)과 혈(血)을 보하고, 진액을 생성시켜 건조한 것을 촉촉하게 해준다. 상심자는 성질이 차고 맛이 걸쭉해서, 미열 때문에 음혈이 졸여질 때 미열을 꺼서 음혈(陰血)을 식힐 뿐 아니라 걸쭉한 성분이 음혈을 보한다. 그래서 양혈(凉血), 보혈(補血), 익음(益陰)작용이 있다고 한 것이다.

모든 구갈(口渴) 즉 입 마름병이나 피부가 거칠어져 비늘 같은 것이 휘날리고, 화장이 안 먹을 때 역시 사용할 수 있다. 관절부위가 염증으로 열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기름이나 진액이 없어 뻑뻑할 때도 역시 사용이 가능하다. 신장으로 약효가 들어가면 차고 진득한 성미가 정력을 강화시켜서 백발을 검게 한다. 하수오로 머리를 검게 하고 싶지만 가짜 하수오 파동으로 찝찝한 분들은 하수오와 효능이 거의 같은 상심자를 주목하기 바란다. 수발조백(鬚髮早白) 즉 귀밑머리와 모발이 흰 터럭으로 되었을 때 검게 하는 역할이 있다. 특히 한참 커가는 아이들은 죽죽 키가 커 가는 과정에서 그 재료가 되는 음혈(陰血)이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어서 관절이 뻑뻑하고 아프다고 한다. 이게 성장통이다. 반면 어르신들의 관절은 몸이 말라가는 과정에서 진액의 절대량이 줄어들어 역시 뻑뻑하게 된다. 이 때 관절을 부드럽게 해 주는 것이 뽕나무 열매 오디인 것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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