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체험 흥미진진한 ‘눈의 왕국’

‘눈의 왕국’ 평창에서는 겨울이면 체험천국이 열린다. 눈꽃마을, 겨울 숲 트레킹, 송어축제 등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동계올림픽 개최를 한달 앞두고 달뜬 분위기를 먼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체험 마을은 평창 곳곳에서 신명나는 겨울 놀거리를 전한다. 대관령면의 의야지 바람마을은 깨끗한 눈소식이 먼저 찾아드는 동네다. 해발 750m~800m 대관령목장 인근에 들어선 마을 뒤편으로는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는 아득한 풍경이다. 의야지 바람마을에서는 눈썰매, 튜브 썰매 타기 등의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양떼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살가운 시간도 함께 마련된다.

눈꽃마을, 월정사숲길에서 설렘 충전

대관령의 구불구불한 2차선 도로를 에돌아 달리면 고즈넉한 또 다른 눈꽃마을에 도착한다. 차항리 대관령 눈꽃마을은 황병산 아래 아름다운 눈꽃과 숲, 계곡을 지닌 고장이다. 이곳 주민들은 고랭지 감자와 산나물을 채취하고 덕장에서 황태를 말리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 활을 쏘며 수렵하던 황병산의 옛 사냥 민속 체험을 재현하고 전통 썰매타기 등으로 겨울 한낮을 다채롭게 보낼 수 있다.

체험 속도를 서서히 줄이면 평창은 차분하게 몸속으로 스며든다. 한적한 겨울 숲길을 걷는 일은 봄, 가을 산책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산책이 곁들여진 조용한 눈체험을 즐기려면 오대산 월정사의 문을 두드린다. 월정사 초입의 전나무숲은 겨울이면 초록과 백색이 어우러져 길의 운치를 더한다.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숲길에는 최고 300년 수령의 전나무 1700여 그루가 계곡과 함께 나란히 길목을 채운다.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이 된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아름다운 숲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보인 팔각구층석탑과 설경으로 채워진 월정사 역시 따뜻한 차 한잔의 여유가 곁들여져 더욱 은은하다. 본격적인 겨울 산행을 즐기려면 선자령 트레킹에 나서거나 대관령 정상의 옛길에 도전해도 좋다.

송어잡이, 맛 체험 등 재미 한가득

산과 고개 외에도 계곡에서 평창의 체험은 계속된다. 평창 겨울축제의 대명사가 된 송어축제는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서 2월25일까지 이어진다. 눈과 얼음, 송어를 테마로 온가족이 신나는 겨울잔치를 벌일 수 있다. 축제에 참가하면 초보 강태공이라도 팔뚝만한 송어를 낚을 수 있다. 눈썰매, 얼음카트 체험도 흥미진진하다.

겨울향연은 뜨뜻한 구들을 경험하는 전통참살이로 연결된다. 장평IC 인근에는 전통 황토구들마을이 들어서 있다. 마을 체험장에서는 구들의 유래와 제작 방법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직접 구들 불을 때 보거나 감자를 쪄 먹는 시간이 주어진다.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았으면, 추위를 훈훈하게 녹여줄 평창의 겨울 맛에 심취할 차례다. 겨울 먹을거리 역시 평창을 찾는 가족여행객들의 주요 관심사다. 횡계 읍내에는 오징어와 삼겹살로 매콤한 맛을 내는 오삼불고기촌이 형성돼 있다. 이 일대 대관령 덕장의 황태를 재료로 한 황태해장국과 황태구이도 뜨끈하게 속을 채우는 별미다. 평창 한우 역시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청정 한우의 대명사다. 횡계, 진부 등의 숯불구이집이나 한우타운에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가는길=평창으로 향하는 KTX 경강선이 서울역, 청량리역에서 30분, 1시간 단위로 출발한다. 동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장평, 진부, 횡계를 경유하는 시외버스가 30~4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의야지 바람마을과, 대관령 눈꽃마을은 횡계IC에서 가깝다. 월정사 전나무숲, 송어축제장은 진부IC를 이용한다. 동계올림픽기간에는 평창 일대 군내버스가 무료다.

▲식당=황태구이는 횡계읍내 ‘황태덕장’이 유명하고 오삼불고기는 ‘납작식당’이 먹을만하다. 한우구이는 ‘대관령숯불회관’이 맛 좋은 한우를 내놓는다.

▲숙소=진부, 횡계 일대의 숙소는 동계시즌에는 조기 예약이 필수다. 체험마을 인근의 민박집에서 묵는 것도 이채로운 하룻밤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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