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만(南九萬)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1723년(경종)에 약천집(藥泉集)을 편찬하였다. 1권에 세종 묘(영릉)가 아버지 태종 묘(헌릉) 옆에 있다가 여주로 이장되면서 천하의 문재(文才)인 정인지가 글을 짓고, 천하의 명필인 안평대군이 글자를 새긴 큰 비석이 버려져서 침식 마모되고 그 위를 칡과 등나무 넝쿨이 덮어 이게 영릉의 비석인지 알기 어렵다고 하는 시(詩)를 싣고 있다.

‘동문선(東文選)’은 서거정 등 23명의 찬집관이 성종(成宗)의 명으로 1478년에 편간한 우리나라 역대의 시문선집(詩文選集)이다. 신라의 김인문, 설총, 최치원을 비롯하여 고려를 거쳐 편찬당시의 인물까지 약 500여 인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 4,302편을 수록한 대작이다. ‘속(續)동문선’은 ‘동문선’의 속집으로 조선 후기 우리나라의 시문을 모아서 신용개 등이 중심이 되어 중종(1517)때 만든 시문집이다. 속동문선 제4권에 강희맹이 쓴 ‘행각을 떠나는 염상인을 보내며’에 보면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한가로이 보내는 모습을 잘 표현해 놓았다.

하지만 ‘가슴이 아침저녁으로 불이 붙는’ 흉번(胸煩)이 수시로 나타나는 데 지관(止觀)으로 그 갈등(葛藤)을 없앤다고 노래하고 있다. 지(止)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요, 관(觀)은 지혜로 본체(本體)를 관조(觀照)한다는 뜻이다. 두 시 모두 갈등(葛藤)을 표현했지만 하나는 칡과 등나무가 뒤덮여서 황폐해진 모습 즉 인생무상을 뜻하고 다른 하나는 칡과 등나무가 서로 햇빛을 많이 쟁탈하려고 싸우는 의미로 쓰였다. 갈근은 비위경(脾胃經) 즉 소화기로만 약효가 흘러들어 간다. 비위(脾胃)가 기육(肌肉)을 다스리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갈근의 첫째 효능이 승양해기(升陽解肌)다. 양기를 위쪽 즉 머리나 어깨나 뒷목 쪽으로 끌어올려 뭉친 기육(肌肉)을 풀어준다는 뜻이다. 갈근 안에 전분 같은 진액이 많아서 양기가 올라갈 때 함께 올라가서 끈적끈적한 진액이 부족해서 생기는 상부의 각종 질환을 치료한다.

특히 풍열(風熱)로 인해서 인체의 상부에 있는 기육(肌肉)이 육포가 되어서 뻣뻣할 때 효과를 나타낸다. 편두통, 측두통, 두정통 같은 각종 두통(頭痛)과 어깨근육이 빳빳하게 굳어서 근육이 고래심줄 같아서 고개를 못 돌리는 항강(項强)증, 고개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사경(斜頸)증에 쓸 수 있다. 또한 머리 쪽의 감각기관 또한 풍열로 인해서 진액이 말라 눈이 뻑뻑하거나 귀가 안 들리고 코 속이나 입이 마른 증상도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일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거나, 지금의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헤쳐 나갈 생각을 하면 앞이 캄캄해서 숨쉬기 어려울 정도이거나, 너무나 억울해서 분을 삭이지 못해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헐떡거리며 시원한 곳만 찾으려하고 한숨이 찾게 된다. 이런 증상을 심번(心煩)이라 한다. 가슴에 열불이 나는 터라 갈증이 날 수 밖에 없다. 이런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것을 제번지갈(除煩止渴)이라 한다. 심번을 없애고 갈증을 해소한다는 뜻이다. 갈근의 두 번째 효능이 이것이다. 입이나 목이 마른 구갈(口渴)증상 뿐 아니라 소갈(消渴) 즉 당뇨병에도 쓸 수 있다.

그리고 약효가 안에서 피부 쪽으로 발현되면 빨갛게 발적되거나 열이 나면서 뭔가가 부풀어 오를 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설사(泄瀉)가 날 때 이를 치료한다. 하지만 매운 것을 많이 먹거나 대장의 염증소견으로 항문이 빨갛게 헐면서 설사할 때만 사용이 가능하고 열로 인해서 대변이 딱딱하게 굳었을 때는 사용할 수 없다. 그리고 술 먹고 주독(酒毒) 때문에 속이 뒤집어질 때 사용한다. 술 먹고 속이 안 좋을 때는 일반적으로 막걸리 숙취에는 대금음자(對金飮子)를 소주 숙취에는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을 쓴다. 갈화는 칡 꽃이다. 갈근은 발산풍열약으로 열이 있고 체격이 다부지고 건장하며 피부결이 거칠고 거무튀튀한 상남자 같은 사람이 뒷목이 당기면서 고개를 못돌리고 끙끙 앓을 때 쓴다. 이런 사람이 설사하면 적증이다. 체격이 왜소하고 피부색이 희고 기운이 없는 사람에게 쓰면 휘질 수 있다. 항강증에 많이 쓰이는 처방은 갈근탕(葛根湯)과 갈근해기탕(葛根解肌湯)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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