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등 이벤트 많이 하는 치과는 의심 필요”

1일 김은수 방배이튼치과 교정원장이 본지와 인터뷰하며 치아 교정에 대해 설명했다.<한경석 기자>

전국 치과의사 중 보건복지부 인증 교정 전문의는 1.7%(2017년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치아 교정치료는 높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다. 김은수 방배이튼치과 원장도 그중 한 명이다. 최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아 교정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김 원장을 만나 치아 교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치아 교정 방식에는 메탈 교정, 세라믹 교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투명 교정 방식이 관심을 끈다. 투명 교정 방식은 눈에 잘 띄지 않는 투명 플라스틱 틀을 껴서 부정교합을 개선하는 치료 방식이다. 치아 교정용 장치를 달면 아무래도 미관상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투명 교정 방식은 환자들에게 희소식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투명 교정 관련 소비자 불만이 총 332건에 이른다. ‘부실 진료’가 180건(54.2%)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부작용 발생’이 60건(18.1%)을 차지했다. 부실 진료의 세부 내용으로는 ‘효과 없음’이 50건(27.8%)으로 가장 많았고, ‘진료 및 관리 소홀’ 34건(18.9%), ‘교정장치 제공 지연’ 27건(15.0%), ‘교정장치 이상’ 19건(10.6%) 등이었다.

지난 5월에는 서울 강남구에서 투명 교정 방식을 앞세워 영업을 하던 A치과병원에서 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의료진과 치과위생사, 간호사들이 집단 퇴사하면서 정상적인 진료가 중단된 것이다. 이 때문에 피해를 입은 환자와 가족 등 700여 명이 진료 정상화와 치료비 환급 조치를 위해 간담회를 열기까지 했다. 이 병원 원장이 무리하게 영업을 해온 관행이 빚은 사태였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됐던 A치과병원 논란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페이 닥터(월급 의사), 상담실장, 직원들 모두 많은 월급을 받는 대신 실적이 없으면 안 되는 환경이었던 곳으로 압니다. 후배 의사 한 명이 A치과병원 원장이 운영했던 B병원(A병원의 전신)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월급을 꽤 많이 받았습니다. 그 후배가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가 80명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한 시간에 최대 4명의 환자를 진료합니다. 하루에 80명 넘는 환자를 봤다는 것은 치과위생사가 대부분 환자를 진료했다는 얘기입니다. 환자들은 할인 광고를 많이 하는 치과, 강남역 같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있는 치과에 현혹되곤 합니다. 물론 그런 곳 중에서도 좋은 진료를 펼치고 있는 의사들도 있겠죠. 하지만 환자 개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치료 계획으로 평균적인 교정치료 기간을 훌쩍 넘기고도 교정치료가 마무리되지 않거나 발치 공간이 그대로 남아있는 예도 있습니다.”

-치과 업계의 교정 치료에 관해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예전에는 덤핑 치과 문제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 199만 원에 교정을 해주겠다는 광고를 내고는 환자가 찾아가면 위턱 교정 199만 원, 아래턱 교정 199만 원, 결국 4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을 받는 곳들이죠. 보통 이런 ‘이벤트’를 하는 치과는 과도한 광고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상담이나 설명은 상담실장이 전담하고, 실제 치과의사에게 치료받는 시간도 짧아 제대로 된 교정치료가 이뤄지기 힘듭니다."

-환자가 투명 교정을 고려할 때 알아야 할 점은 뭐가 있을지.

"눈에 잘 띄는 브래킷(Bracket)과 같은 고정형 교정장치를 치아에 부착하지 않고도 가지런한 치열로 교정하기 위해 개발된 교정장치가 투명교정장치(Clear Aligner)입니다. 투명교정장치는 브래킷을 사용하는 일반 치아교정과 달리, 눈에 잘 띄지 않는 투명 플라스틱 틀을 껴서 부정교합을 개선합니다. 투명교정장치 개발 초기에는 교정치료 후 재발 환자나 가벼운 부정교합 환자에게만 적용됐지만, 최근에는 폭넓은 영역으로 확대돼 적용되고 있습니다. 투명교정은 심미성을 유지하며 기존의 교정장치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장치 장착 시에도 입안에 돌출된 부분이 없어 볼 안쪽이나 입술 부위에 상처가 날 염려가 없습니다. 장치를 뺀 상태에서 음식물을 섭취하고 양치할 수 있기 때문에 충치가 생길 가능성이 감소하고, 치아와 잇몸 관리가 쉽습니다. 임상에서는 대인관계가 많거나 사회활동으로 교정장치 부착이 어려운 환자에게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투명교정 방식에도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모든 경우의 부정교합에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발치 교정이나 양악수술을 동반해 진행하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치아가 바르지 않은 경우나 앞니 부분에만 국한돼 치아 이동이 필요한 경우, 치아 사이 공간이 있는 경우, 교정치료 완료 후에도 치아가 어긋난 경우에 적합합니다. 환자 스스로 부착이 가능한 장치인 만큼 환자의 협조에 의해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의사의 지시대로 사용법과 사용시간을 준수하는 환자는 첫 계획대로 치료가 진행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장치를 새로 제작하거나 치료기간이 연장될 수 있습니다."

-치아교정 전문의로서 환자들에게 권고할 사항이 있으신지.

"치아교정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거나,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교정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사를 찾아가야 합니다. 또한, 치아 교정 후 유지기간 때 어떻게 환자를 관리하는지도 교정 상담 과정에서 물어봐야 합니다. 저 역시도 의료기관을 찾을 때 사전에 주변인들을 통해 수소문해서 괜찮은지 다 물어보고 갑니다. 인터넷 정보도 무분별한 광고가 많아 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벤트를 통해 광고를 하는 치과는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동네에서 작은 규모의 개인 주치의 같은 치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끔 지방에서 찾아온 환자들을 진료하는데 거리가 멀어서 내원하시기 힘드시니 중간에 교정 장치가 떨어지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치과에 내원해야 합니다. 그런 경우엔 제가 진료하는 치과로 오시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 치료를 받으시라고 합니다. 그게 환자 본인을 위해 좋습니다."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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