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초 같다.’는 말은 역마살이 끼어서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떠도는 나그네 같은 삶이 마치 부평초가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비유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하지만 부평초는 특이한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는 식물이다. 들판이나 묵정밭을 잠시라도 관리하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하듯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관리 하지 않고 방치하면 부평초로 순식간에 덥힐 수 있다.

부평초는 엽상체식물이다. 고등식물들은 광합성에 필요한 재료인 물과 영양분을 잎사귀로 올리는 물관부와 잎에서 광합성의 결과 생긴 포도당이나 녹말이 이동하는 체관부가 ‘관다발’이란 묶음으로 서로 독립적으로 섞이지 않게 이동을 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엽상체는 관다발이 없는 단순한 구조이며 줄기, 잎, 뿌리의 기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 섞여서 혼재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전체가 잎으로서의 작용을 하여 물과 양분을 흡수해서 광합성을 한다. 부평초를 자세히 보면 윗면은 햇빛을 많이 받도록 하기 위해 물에 안 젖게 하는 구조를 가졌다. 아랫면으로는 물과 양분을 잘 빨아들이게 하는 구조를 가져 광합성을 잘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어 햇빛이 좋으면 순식간에 수면을 점령한다.

부평초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잎 아랫면에서 뿌리가 나와 길게 아래로 늘어뜨리고 그 끝에는 모자모양의 자루가 달려 있어 마치 닻을 연상케 한다. 닻이 아래로 늘어뜨려지면 물결에 따라 흔들리겠지만 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 보다는 훨씬 안정적으로 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부평초 즉 개구리밥도 엄연한 한약재다. 성질은 차고 독은 없으며 맛은 맵다.(寒無毒辛). 부평은 肺經으로만 약효가 흘러들어간다. 성질이 차기 ??문에 유행성 감기 같이 발열이 심해서 발진(發疹)이 생겼거나 열로 인해서 가려움증을 느낄 때 사용한다. 땀을 내서 풍열을 흩어주는 역할이 있어 이것이 가능하다. 이를 발한거풍(發汗祛風)이라 한다. 맵고 찬 성질은 가벼워서 주로 피부 겉 부분이나 인체의 상초 쪽의 털과 구멍에 작용해서 풍열로 막혔던 것을 시원하게 열어 재낀다. 또한 뜨거운 열 때문에 폐경의 주 기능인 수도통조(水道通調)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폐가 관장하는 피부 표면에 물이 순환되지 않고 정체되어 부풀어 올라 생긴 수종(水腫)을 잘 치료한다. 수종이 치료되면 물이 신장으로 흘러들러가 당연히 소변이 잘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원리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소변불리(小便不利)증을 치료한다. 땀을 낼 때에는 마황(麻黃)과 같이 쓴다고 알고 있는데 마황과 부평은 성질이 한열로 갈라진다.

그래서 마황은 추위가 성한 가을이나 겨울에 많이 사용하고 부평은 여름이나 장마 때 주로 많이 사용된다. 수종을 치료할 때는 통초와 함께 쓰면 된다. 목적(木賊)이란 한약재가 있다. ‘속새’로도 불린다. 4 억 년 전 고생대에 전 지구를 뒤덮었던 식물이다. 줄기에 유리와 같은 성분인 규산염이 축적되어 묵직하면서 딱딱해서 사포 같은 용도로 나무의 겉면을 연마하는데 쓴다. 그래서 목적(木賊)이란 용어가 생겼다. 목적이란 ‘나무를 훼손한다.’라는 뜻이다. 또한 주석(朱錫)으로 된 그릇을 닦을 때 쓰기도 한다. 그래서 주석초(草)라고 부르기도 한다. 속새가 자라는 곳은 대개 물기가 촉촉이 있는 곳이라 우물을 팔 때 지표식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목적은 성질이 차거나 열이 있거나 하지 않고 평이하며, 독은 없고 맛은 달고 쓰다.(平無毒甘苦) 폐경(肺經), 간경(肝經), 담경(膽經)으로 약효가 발현된다. 목적을 기억하는 한의사는 목적의 쓰임새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안과질환에는 반드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안과질환은 간경과 담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뜨거운 바람이나 화(火)가 치솟아 올라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검은 눈동자가 손상을 입으면 구름같이 보이계 되는 데 이를 운예(雲翳)라 한다. 목적은 운예를 없애고 눈을 밝게 하는데 쓰이는데 이를 거예명목(去翳明目)이라 한다. 노상간(怒傷肝)이라 했다 분노하면 혈이 거꾸로 솟구쳐서 얼굴과 눈을 붉으락푸르락하게 한다. 이 때 생긴 안질(眼疾)은 목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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